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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거나 힘든 일이 여러 번 연속으로 다가오면 어느 시점부터인가는 별로 충격을 받지 않는다. 심리적 기재가 그렇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남이 보기에는 엄청난 일인데도 별로 놀라지도 않고 심지어는 태연해 보이기까지 하는 경우를 그래서 우리는 보게 된다. 그것은 나름대로 살아가는 인간의 지혜에 속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때론 둔해지는 것이 좋은 것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둔해져서는 안될 경우에도 둔해지는 경우 문제가 된다.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다 같이 깨어있어야 사회의 문제를 바로잡을 수도 있고, 나빠지지 않도록 견인하게 되기도 하는데 둔해지게 되면 안타깝게도 그 사회는 자정 능력을 잃는다. 걱정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총리는 양파총리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날마다 의혹이 불거지고 해명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다른 의혹이 또 제기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네티즌들이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공무원의 직무범위를 넘어서거나 부적절한 처신이라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 참 많기도 하다. 이런 일들이 이어지는 것은 비단 그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 정부의 상당수 장관들이나 지도부급 인사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성은 참 크다.
더 슬픈 것은 우리 국민들이 투명성에 대한 입장이 점점 둔감해진다는 사실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추상같던 기준이 이 정부 들어서 온 데 간 데 없어진 상황을 길게 지내다보니 부지불식간에 둔감해져 버린 것이다. 이 사회의 자정능력을 믿고 기다리기에는 투명성 문제가 보통 일이 아니다. 어찌해야할지… 깨어있는 시민이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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