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권하는 한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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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에 반대한다』는 사상가, 환경운동가, 철학자, 등 세계의 지성들이 문명의 위기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는 경고 메시지이며 반문명 선언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도 환경보호주의자가 되었다. 무한 질주하는 문명에 반해 지구촌이 얼마나 병들어 가는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고 인류의 미래에 대해 고뇌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생활쓰레기를 더 줄이려고 노력하며 과대 포장한 상품들을 보면 눈살부터 찌푸려진다.
문명은 우리에게 물질적 풍요와 지적, 기술적 진보 등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자연 파괴, 인간성 상실, 물신주의, 전쟁과 테러, 억압과 착취, 거짓말, 권력화, 이성의 도구화 등을 일일이 열거하며 비판한다.
또한, 이 책에는 기억해두고 싶은 일화들도 많이 소개 된다. 북아메리카의 원주민 이뉴잇은 석유개발로 인해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버리고 문명화된 삶을 누리게 되었지만 집단우울증과 심각한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원시채집인들의 영양 상태는 결코 현대인의 그것에 뒤지지 않았고 만성질병도 아주 적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스로 야생으로 간 사람들은 다시 백인에게 잡혀도 문명사회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거나, 문명으로 돌아간 후에도 다시 도망쳐 원주민 부족과 야생으로 돌아갔다는 유럽의 신대륙 개척 관련 문헌의 이야기도 있다. 이제 더 이상의 포크레인 작업을 중단해야 된다는 말도 있다.
책이 좀 두껍고 내용이 딱딱하지만 군데군데 “자연에 가까운 단순한 삶이 최선의 삶”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문명이 새로운 기술을 통해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며 ‘진보’할수록 우리는 단순하고 기본적인 즐거움 -햇빛 쬐기,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이야기 나누기, 산책하기, 머리 위의 푸른 하늘 즐기기-에서 더 멀어지고 그만큼 좌절과 공격성은 증대된다는 말에도 공감을 한다.
그렇다고 앞으로 닥칠 환경재앙을 피하기 위해서 전 세계가 하루아침에 문명이니 진보니 하는 것을 그대로 중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너와 나부터 지구환경에 대한 인식을 달리 가지기 위해서는 청소년은 물론, 누구나 이 책을 읽고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유병숙 서울성서초등교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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