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의 사고체계처럼, 참 ‘유연한’ 뮤지컬
십대의 사고체계처럼, 참 ‘유연한’ 뮤지컬
  • 독서신문
  • 승인 2009.09.0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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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프링어웨이크닝>, 기존 틀 깬 무대로 관객과 호흡

 
[독서신문] 황정은 기자 = 십대. 그들을 설명하는 문장들은 수없이 많으나 그들을 규정할 수 있는 단어는 어느 것도 찾아볼 수 없지 않을까 싶다. 교과서에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그들을 일컫기도 하고 어느 곳에서는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여하튼 이 규정들은 그 표현과 단어가 다를지라도 의미하는 것은 단 한 가지, 바로 이들은 ‘변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그래서 십대 청소년들을 이야기 할 때 긍정적인 의미에서는 그들의 감성과 사고체계가 유연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부정적으로는 그들의 인식체계는 불안정하다고 언급하기도 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들은 불안하기에 유연하고 사방으로 모든 감성이 열려있기에 그만큼 위험하다.
 
현대 시대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알아야 할 것들을 직접 체득하기 전에 눈으로 이 모든 것들을 너무 빨리 알아버리게 된다. 그것이 성(性)에 관한 것이든, 인간관계에 관한 것이든 상관없이 세상은 그들에게 모든 정보를 날 것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십대들이 그것을 자신 안에서 한 번 더 재가공 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는 그다지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
 
뮤지컬 <스프링어웨이크닝>은 이러한 십대들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성에 대한 첫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인생의 고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작품으로 독일의 표현주의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frank wedekind)’ 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1891년 독일의 청교도 학교를 배경으로 이제 막 성에 눈뜨기 시작한 청소년들의 호기심과 불안, 이를 억압하고 제압하려는 성인들의 권위의식의 갈등을 그리는 이 작품은 청소년들의 불안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던컨 쉭(duncan sheik)’ 의 강렬한 비트를 지닌 록음악으로 그 불안함은 더욱 극대화 된다.
 

 
명석한 두뇌를 갖고 있으나 틀 안에 자신을 가두려는 권위주의를 거부하는 주인공 멜키어는 어느 날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벤들라와 점점 마음이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벤들라는 엄격한 부모님 밑에서 자란 청순한 사춘기 소녀로 아이는 어떻게 생기는지 알고 싶어 하지만 부모님은 그러한 사실에 대해 전혀 언급해 주지 않고 그저 남녀가 서로에게 집중하고 마음을 다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라고 말해줄 뿐이다.
 
서로에게 점점 호감을 느끼는 멜키어와 벤들라는 자신들의 감정이 지시하는 데로 행동하다가 결국은 성관계를 맺게 되고 그 이후에 발생하는 일들로 인해 그들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세계에서 추방당하게 된다.
 
반항적이든 순종적이든 상관없이 청소년들 내면에 억압된 욕망과 갈증을 파격적으로 그리며 십대가 상상하고 생각하는 성에 대해 거침없이 담아내고 있는 이 공연은 청소년뿐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일탈의 욕구와 권위주의의 횡포에 대한 반항을 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객석과 무대를 나누지 않고 오히려 무대로 관객들을 끌어올리며 공연의 시작과 마침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이 공연은 마치 십대의 사고체계처럼 참 ‘유연한’ 뮤지컬이다.
 
특히 최근에는 언더스터디 배우였던 주원이 주인공 멜키어로 발탁돼 이전에 김무열이 선보인 멜키어와는 달리 다듬어지지 않은 반항심이 그대로 묻어나는 사춘기 소년의 역할을 선보이고 있어 새로운 분위기의 공연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chloe@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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