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의 순정만화>가 3차에 걸친 공연에도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open run 공연을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났다. 2005년 10월에 시작하여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관객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왜 관객들은 이 연극을 주목하는가?
인터넷으로 널리 알려진 만화를 연극화 한 <강풀의 순정만화>는 30살의 순수한 회사원과 12살 어린 여고생이 만들어가는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내용으로 각박한 우리의 삶 속에서 잊기 쉬운 가족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등 사사로운 감정의 소중함을 주제로 하고 있다. 또한 등장인물이 모두 특별한 인물이 아닌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회사원, 고등학생, 주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등으로 구성되어 관객들과의 심리적 거리감이 매우 적다.
이 연극은 무대장치와 배우들의 음향 효과, 소품에 있어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파트였던 무대가 무너지는듯하더니 실내 공간으로 바뀌어 관객을 놀라게 한다. 또한 배우들의 의성어와 의태어는 압권이다.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배우들의 상상력을 표현한 의성어와 의태어 장면이라고 할 정도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제자리에서 뛰는 배우와 이동하는 소품으로 실감나는 상황묘사를 가능하게 했다. 사용되는 소품들도 눈길을 끈다. 선풍기를 이용한 날림효과, 긴 막대를 이용한 넥타이 흔들기, 거품을 극장 안에 가득하게 하여 눈을 표현하는 등 아주 사소한 소품이지만 효과 200%를 거두는 효자들이다. 이야기도 빠르게 진행되어 관객들에게 지루함을 잊을 수 있도록 했고, 중간 중간 감초 역할로 한바탕 웃음을 선사한 제 7의 배우 역할이 극의 진행을 매끄럽게 이끌 수 있는 숨어있는 요소들이다.
<강풀의 순정만화>는 원작인 만화를 있는 그대로 무대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대사부터 행동까지 원작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고 만화의 상상력을 관객들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연극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넘었다. 만화만이 가지고 있는 언어를 무대에서 이렇게까지 표현한다는 것이 원작을 바탕으로 탄탄하게 구성했다는 증거다.
이번 4차 공연에서는 기존의 배우들이 아닌 새로운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했다. 공연을 주관하는 (주)가을엔터테이먼트의 관계자는 “관객들에게 신선함과 순수함을 전달하기 위해 공개 오디션을 통해 배우들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관객들은 원작의 유명세에 편승하여 <강풀의 순정만화>를 보는 것이 아니었다.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연극만의 색깔을 맛깔나게 구성하였다는 점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역시 요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요구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은 꾸준히 이 연극에 성원을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마냥 즐겁고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복합적 장르의 순정코믹멜로드라마 물인 <강풀의 순정만화>가 다가올 겨울 관객들에게 따뜻한 한편의 순정만화를 그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독서신문 김정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