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예절 이대로 좋은가?
독서 예절 이대로 좋은가?
  • 관리자
  • 승인 2006.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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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선행 되어야…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출퇴근하는 직장인들, 학생들, 어린이들 할 것 없이 책을 한권정도는 가방에 넣고 다닌다. 이들이 책을 읽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책을 통해 지혜를 얻고, 정보를 얻고,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지 못한 것을 느껴보고, 흥미를 만족시키는 등의 다양한 이유가 있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책을 읽는 것은 몸과 마음을 풍요롭고 평안하게 하기 위함인 듯하다. 때문에 독서하는 사람을 존경하며 우러러 보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일반인들과는 다를 것이라는 판단을 하기 쉽다. 하지만 독서의 이러한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들이 우리 주위에는 파다하게 일어나고 있다. 손에 든 책을 놓고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라. 지금 자신이 책을 읽는 모습은 어떠한지를.

 

‘지옥철’에서 나 홀로 책읽기
출퇴근 시간대의 지하철을 흔히들 ‘지옥철’이라고 부른다. 출근시간이면 한꺼번에 직장인들이 몰리기 때문에 공간이 부족하여 지옥같이 괴롭다며 생긴 말이다. 이런 지옥 같은 실내에서도 꿋꿋하게 자신만의 길을 가는 사람이 있다. 출퇴근 길 지하철 내에서 신문을 읽거나 책을 읽는 사람은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비록 비좁은 공간이지만 나름대로 “난 지식인이기 때문에 책을 꼭 읽어야 해”라고 생각하며 자신만의 공간을 만든다. 이런 분들의 기본자세는 두 손으로 책을 펼치고 팔과 다리를 벌리고(중심을 잡아야하기 때문에) 서있는 자세다. 주위 사람들의 불편함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서를 하고 있다. 송파구에 살고 있는 s씨(30세)는 “출근시간에 사람이 많아 불편한데 이런 사람들 때문에 더 짜증이 난다. 차라리 책을 못 읽게 하고 싶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이런 불만이 나오는 것은 기본적인 예절의 문제이다. 지하철은 공공시설인데 불구하고 자신만의 목적을 위해 남을 배려하지 않고 하는 독서가 올바른 독서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가 앞서야 나의 책 읽는 즐거움도 2배로 따라오고 그것이 진정한 독서인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대형 서점은 자기 집 안방?
대형 서점 통로 한가운데서 큰소리가 난다. 무슨 일인가하고 지켜보니 지나다니는 통로를 막고 앉아서 책 읽는 사람과 비켜달라는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조금 후 통로를 막고 있던 사람이 비켜주자 상황이 종료되었다. 누구나 대형 서점에 가면 통로를 막고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책인 것 마냥 손에 침을 발라가며 책장을 넘기는 사람, 가판대 위에 온갖 짐을 올려놓고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는 사람, 뛰어다니며 장난치는 아이들의 모습 등 여러 부류의 꼴불견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심하게는 신문지까지 준비해와 바닥에 깔고 누워서 책을 읽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대형 서점이든 소형 서점이든 상관없이 서점은 책을 팔고 책에 대한 서비스를 소비자, 즉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곳이다. 따라서 위에 말한 꼴불견의 사람들은 서점의 서비스를 온몸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서비스를 제공한 서점과 서비스를 받는 독자의 입장은 다르다. 대형 서점에 근무하고 있는 k씨는 “다른 손님들이 길을 막고 책을 읽는 사람들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다. 또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입장에서 그런 고객들에게 딱히 제재를 가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반대로 종로구에 사는 한 독자는 “서점에 오면 책을 읽을 곳이 마땅치 않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통로를 막고 읽는 것뿐이다. 알아서 비켜가는 사람이 많은데 나쁠 것 없지 않은가요?”라며 서점 측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말했다. 서점은 특히, 대형 서점의 경우에는 이용 고객의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고, 그 크기 또한 작지 않다. 많은 고객들이 자료를 수집하고 책을 구입하는 공공장소에서 자신만의 편안함을 위해 타인에게 불편함을 끼치는 행동은 삼가 되어야 한다. 대형 서점은 모든 독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공공장소이지 자기 집 안방이 아니다.
      

대여점 책은 폐휴지만 못하다?
imf 이후 책대여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경기가 좋지 않아서 책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빌려서 보고 반납하는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독자들의 입맛에 맞았다. 하지만 현재 대여점에서 대여하는 책의 상태를 보자. 중간 중간 찢어진 부분이 있고, 페이지에 껌이나 이물질들이 붙어 있고, 너덜너덜 해져서 알아보기 힘든 책들도 있다. 한마디로 폐휴지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망가진 상태다. 겉이 멀쩡해서 읽다보면 중간 내용이 빠져서 책의 내용이 연결되지 않고 잡지 같은 경우에는 광고만 남겨놓고 내용들을 모두 뜯어낸 경우도 있다고 한다. 면목동에서 대여점을 운영하는 김시우(38)씨는 “자기 책이 아니라고 해서 너무 함부로들 다루는 것 같다. 반납일을 어기는 것은 기본이고, 훼손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복구하기가 힘들 지경이다. 자신이 구입한 책이라면 그렇게 함부로 다루겠는가?”하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폐휴지 같이 너덜너덜한 책을 누가 좋아서 읽겠는가. 나만 읽으면 그만이라는 생각보다 다음 사람까지 생각하여 깨끗하고 소중하게 책을 다룬다면 모두 기분 좋게 독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 독서 예절이 선행되어야 
독서를 통해 기업을 경영하는 ‘독서 경영’, 독서를 통해 아이를 교육하는 ‘독서 교육’ 등 다양하게 독서를 활용하려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독서하는 습관을 들여 교육적 측면에서 활용하는 독서 교육은 대부분의 부모들이 이미 실행하고 있다. 독서의 중요성을 어려서부터 가르치며 독서 습관을 들이게 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기본이 되는 독서 할 때의 예절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기 쉽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아이를 데리고 가서 책을  읽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직도 도서관이나 대형 서점에서 뛰어다니며 장난치는 아이들을 방치해두는 부모들이 많다. 독서 할 때의 기본자세와 예절에 대하여도 충분히 교육해 두어야 독서를 통한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독서를 통해 지혜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전에 독서 예절에 대한 교육이 선행되어야 부모가 원하는 아이의 미래가 만들어 질 수 있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
 독서 예절이라고 해서 딱히 그 개념에 대하여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예절이라고 하면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적인 수준의 배려이다. 그런 기본적인 배려가 선행되지 않는 모습에서 진정한 독서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대여점의 책을 내 책 같이,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는 잠시 책을 접어두고, 공공장소인 대형서점에서는 서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조심하고,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에게는 적절한 예절을 알려주는 등의 기본을 지켜야 진정한 독서가 가능할 수 있다. 자신만을 위한 독서는 유익이 아닌 무익한 독서다. 다른 이들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기본적인 예절만 지켜도 충분히 발전된 독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서신문 김정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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