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후 60여년 만에 만들어진 남북 문학인 조직 ‘6.15민족문학인협회’가 지난 달 30일 오후 2시 금강산에서 결성식을 가졌다. 100여명의 남북 문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이번 결성식은 문학사에 있어 큰 의미를 남겼다.

남북 문인들은 결성식을 통해 준비 기구 성격의 ‘남북 조직위원회’를 협회로 공식 격상시켰고 남북 문인들 16명(남북 각각 8명)으로 구성된 공동회장단을 발족했다. 또한 ‘6.15 통일문학상’을 제정하여 남북 문인들을 시상하기로 결정하는 한편, 협회 기관지인 ‘통일문학’ 발행 등을 협회규약을 통해 결의했다.

이어서 약 1시간 동안 비공개로 첫 공동회장단회의를 진행하였고, 회의를 통해 남북 양측은 ‘통일문학’은 6.15민족문학인협회의 기관지임을 천명하는 등의 5가지 원칙을 도출해냈다.

이날 진행된 결성식은 남북 문인들이 시와 산문을 낭송하며 서로 작품을 비교하고 감상하는 ‘문학의 밤’ 행사를 가져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행사는 문인들이 서로 술잔을 기울이며 허심탄회하게 작품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처음 만난 사람과 문학에 대해 논한다는 것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술잔을 함께 나누자 개인사까지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성식 행사에 참여한 문인들은 북한의 핵실험 문제로 남과 북의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도 남측의 제안에 따라 정치,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만을 주고받았다.

한편, 이번 ‘6.15민족문학인협회’는 지난 7월에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에서 결성을 선언했고, 결성식을 7월 29일에 진행하기로 하였으나 북측의 결성식 직전 연기 통보로 인해 무산된 적이 있다.

[독서신문 김정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