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 이후 가장 참신한 작가’라는 호칭이 붙여진 미우라 시온의 신간. 그간 인간의 밝고 진지한 모습을 다룬 그의 작품과는 달리 인간의 어두운 면을 예리하고 날카롭게 다룬 소설이다. 도쿄 근교의 작고 아름다운 섬 미하마에 어느 날 쓰나미가 들이닥치고 그곳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노부유키와 미카, 그리고 노부유키를 따라 나온 다스쿠와 그의 아버지 등 몇몇에 불과하다. 평온했던 마을이 순식간에 모든 것이 사라지고 무(無)의 상태로 돼버린 가운데 남은 사람들은 무기력한 모습으로 서로를 바라만 볼 뿐이다. 그렇게 2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그날의 기억을 담고 있는 사람들은 어느 곳을 가나 자유롭지 못하고 두려움과 절망 가운데 하루하루를 보낸다. 인간의 심연과 자연이라는 무기력함 앞에 선 사람의 두려움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작품이다.
■ 검은빛
미우라 시온 지음 /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펴냄 / 364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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