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과 한국
노벨문학상과 한국
  • 관리자
  • 승인 2006.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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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홍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북한의 핵실험 문제로 인해 다소 소홀히 다뤄지긴 했지만 지난 13일은 우리 한국인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할 만한 날이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이날(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8대 사무총장으로 정식 선출됐기 때문이다.
그의 선출은 세계 최고의 국제기구를 한국이 배출한 인물이 지휘한다는 점에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우리의 국가적 위상이 한껏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유엔에서의 발언권도 강화될 게 분명하다. 우리 모두가 그의 유엔 사무총장 지명을 마음껏 축하할만한 일이다.
이는 다소의 논란거리로 남아있지만 지난 2000년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반도 민주화와 인권, 남북화해와 동아시아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만큼이나 자랑거리임이 분명하다.
반 장관의 유엔사무총장 선출이나 김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그만큼 우리의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일이며 이는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또 개인으로써도 영광된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물론 김 전 대통령의 경우 남북평화의 대가로 퍼주기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반 장관의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이 중요한 요인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벨평화상과 유엔 사무총장이 가지는 위치와 자리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할 수 있다.
최근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무크(54)가 200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 독자들에게는 장편 ‘내 이름은 빨강’(1998·민음사)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작년에 서울을 방문했던 그는 각별한 ‘한국사랑’을 자랑하는 작가다.
하지만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고대했던 한국 문학계는 또다시 후년을 기약해야 했다. 외국 언론. 베팅업체 등에서 올해 수상 후보자의 한 명으로 유력하게 거론했던 시인 고은(73.사진)씨가 결국 수상의 영광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올해 수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고은 시인에게도 희망이 있다. 파무크는 해마다 외신에서 가장 유력하다고 거론됐던 작가이고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 등과 함께 고은 시인도 최종 후보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제도 많다. 한국문학이 해외에서 낯설다는 점은 뼈아프다. 고은 시인의 시집은 현재 15개 국가에 27권이 소개된 게 전부다. 가장 큰 문제는, 이와 같은 성과의 대부분이 시인 개인의 힘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고은 시인의 해외 진출은, 국가의 정책적인 지원이나 활발한 번역. 출판 사업의 결과라기보다는 시인의 국제 지명도나 해외 인맥에 의존한 바가 훨씬 컸다. 시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개인의 영광이지만 국가적으로 경사스러운 일이다.
특히 국내 문학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는 이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문학계에 단비가 될 개연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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