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의 탄생과 역사에 대한 교양서
우리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배우는 과목중 하나가 바로 산수다. 다른 과목도 그렇지만 산수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산수에서 다루는 것은 숫자이다.
하지만 우리는 숫자에 얽힌 수많은 수수께끼를 알지 못한다. ‘숫자들은 언제 어디서 태어났을까? 야훼를 상징하는 수는 무엇일까? 0은 누가 언제 만들었으며, 기독교인들은 0을 받아들이길 거부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6은 왜 완전수이고, 666은 왜 짐승의 수일까? π의 소수점 이하 자릿수는 얼마까지 계산되었을까? 숫자는 마법의 힘을 갖고 있을까?
이런 상상은 수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갖게 되는 질문이다. 『수의신비-숫자는 어떻게 태어나, 어떤 상징과 마법의 힘을 갖게 되었나』는 이 많은 수수께끼들을 독자들이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수수께끼 풀이집이 아니다. 이 책의 가치는 “수와 숫자가 갖는 수학적 의미뿐만 아니라, 그 역사적, 상징적, 종교적, 비의적인 의미까지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수를 표기하고 나타내는 방법을 명수법이라고 한다. 과거 바빌로니아, 이집트, 마야, 그리스, 히브리인들은 제각기 명수법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0,1,2,3,4,5,6,7,8,9라는 명수법을 따르게 되었다. 왜 그렇게 된 것일까?
지은이는 1이라는 기표가 1이라는 기의를 갖게 되었고 어떤 자리에도 끼어들 수 있는 숫자이자 수인 ‘0’과 십진법을 사용하게 되면서 어떤 다른 명수법도다 우월성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바야흐로 근대 명수법이 표준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 근대 명수법이 ‘수학’을 탄생시킨다. 결국 ‘수학’이 탄생하기 이전까지 수와 숫자의 역사는 명수법의 생성과 발전, 소멸의 역사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 책에는 역사를 빛낸 수학자들이 등장한다. 알 쿠아르즈미, 제르베르 도리약크, 피보나치, 피타고라스, 파스칼, 페르마가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특별히 주목해야 할 사람들이 제르베르 도리약크와 피보나치이다.
제르베르 도리약크는 기독교 세력권 하에 있던 서구에 ‘인도-아라비아’숫자를 처음으로 도입한 장본인이다. 그는 ‘아피세스’로 불리는 9개의 인도-아라비아 숫자를 이용해 ‘아바크’라는 계산판을 발명함으로써 서구에서도 쉬운 계산식이 가능하게 했다.
‘피사의 레오나르도’로 불리는 피보나치는 피보나치수열이 그를 유명하게 만들었지만 그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서구에 ‘0’과 인도식 명수법의 도입 때문이라고 이 책은 설명하고 있다.
마르크 알랭 우아크냉 지음·변광배 옮김 / 살림출판사 펴냄 / 456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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