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는 혼자다
승자는 혼자다
  • 독서신문
  • 승인 2009.08.1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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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움켜쥔 것은 혹시 ‘허공’인가요
성공이란 이름뒤에 감춰진 일그러진 욕망
▲  파울로 코엘료는 『승자는 혼자다』표지

[독서신문] 황정은 기자 = 수면위로 이물질이 떠오른다. 그제야 우리는 수면 아래 이물질이 있었음을 인지한다. 그리고 수면위의 그 이물질을 건져내기 위해 자신만의 체를 갖고 그것을 향해 조준한다. 그러고 나서 흐뭇해한다. 물 안에는 더 이상 다른 이물질은 없다고 생각하며.

집에서 tv로만 영상을 보다가 후에는 컴퓨터로 영상을 접하기 시작한다. 더 나아가 이젠 집에서뿐만 아니라 길을 가다가도 영상을 본다. 우리는 이제 마음만 먹으면 24시간 그것을 끼고 살 수 있다.
여기서 두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사람은 왜 눈으로 보아야만 문제를 인지하고, 끝까지 무언가를 보기 바라는 것일까.

성경에서 도마는 부활한 예수를 보고 자신의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예수가 죽었다 살아난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사람이 얼마나 의심이 많은 존재인지를 말해주기도 하지만 또 하나, 사람은 반드시 눈에 보이는 실체가 존재할 때 그것은 사랑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고, 열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사람이 활자매체가 아닌 영상매체에 유독 탐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머릿속에서 상상으로만 그렸던 세계는 영상을 통해 눈앞에 펼쳐진다. 그렇게 대중들의 눈앞에 자주 보이는 것은 사랑을 받게 된다. 이것은 소위 ‘스타’로 불리는 자들이 대중들의 눈 밖에 나서는 안 돼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연예인이 tv에 자주 등장할 때 대중은 그들이 스타라는 실체를 눈으로 확인했다고 믿으며 그들을 향해 열광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낸다. 하지만 대중이 보는 것은 tv라는 네모난 창을 통해 편집된 모습일 뿐이다.

파울로 코엘료는 『승자는 혼자다』를 통해 모든 화려함의 집결체인 칸 영화제를 배경으로 ‘실체가 없는 이미지의 시대’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자신의 전 아내를 되찾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이고르라는 왜곡된 인물을 통해 일그러진 성공에 대한 욕망을 냉소적으로 그려낸다. 부와 명예를 모두 소유한 이고르는 전 아내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보이며 그녀와의 사이를 방해하는 모든 것은 없어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긴다. 사이코패스적인 이고르에게 두려움을 느낀 전 아내 에바는 자신의 피난처가 될 만한 새로운 남편을 만나게 되지만 이고르로부터 ‘당신을 위해 한 세계를 파괴했다’는 메시지가 연이어 전해진다.

이들 외에도 성공한 여배우에 대한 야심을 품고 있는 배우지망생 가브리엘라와 자신이 원치 않는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슈퍼모델이 된 재스민을 통해 그들이 생각하고 원하는 성공이란 과연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짚어간다.

성공(成功)을 성공(星功)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은 별처럼 높은 곳에서 반짝이는 ‘스타’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고자 내딛는 발걸음에 걸리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처치하고 밟고 올라간다.

저자는 화려한 등장인물들을 배치하며 인간의 어긋난 물질세계에 대한 욕망과 그것의 방향이 잘못됐음을 이야기한다. 너무나 피상적으로만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자신의 삶을 움직이는 작동원리가 물질세계에만 달려있다고 여기는 것은 아닌지 물음표를 제기한다.

그렇게 등장인물을 통해 일그러진 욕망을 이야기하고 또 다른 등장인물을 통해 본질적인 삶에 다가가는 방향을 제시하면서 작품 안에서 인생의 극과 극을 논하는 저자를 통해 독자는 ‘보여지는 성공’에서 ‘본질적인 성공’을 고찰할 수 있다. 
 
 
chloe@readersnews.com
 
파울로 코엘료 지음 /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펴냄 / 320쪽 / 10,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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