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위의 저 소나무 불어라 솔바람!
남산위의 저 소나무 불어라 솔바람!
  • 조재형
  • 승인 2009.08.06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남산초등학교 최태숙 교장
 
[독서신문] 조재형 = 서울의 허파 남산에 교육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서울남산초등학교가 있다. 솔바람학교라는 별칭을 가진 이 학교를 최고가는 교육현장으로 만들겠다는 최태숙 교장, 내년2월 정년을 앞두고 인터뷰시간도 아깝다는 그를 만나 교육관을 들어봤다.
 
▲ 자신의 얼굴대신 아이들을 찍어달라던 최태숙 교장     © 독서신문

“추구하는 삶이 개인마다 다 다르잖아요. 성적으로 애들을 등급매기지 말고 그 다름을 소중하게 인정하고 잘하는 아이는 더 잘하게 못하는 아이는 잘하는 다른 점을 찾아주는 것이 교육의 방점예요.”

 그러고 보니 교장실 머리맡에 붙어 있는 ‘한명의 어린이도 낙오되지 않게(no child left behind)’ 라는 화두어가 눈에 띈다.
 “ 100점짜리는 칭찬하고 60점짜린 넌 언제 저만큼 할래? 가 아니라 50점짜리 아이에게도 ‘너도 잘할 수 있어!’ 격려해줘야 된다는 거죠. 공부 잘하는 애 못하는 애 나누지 말고 넌 뭘 잘했어? 하는 것이 아니라 뭐했어? 뭐가 즐거웠어? 뭐가 새로웠어? 재미 붙이게 해줘야죠.”

 서울대. 고대. 연대 나오면 엘리트이고 성공하던 산업시대 환경은 이제 지났다. 몇 십 년 후엔 직업군도 모두 바뀌고 사회가 다양해질 터이니 미적분 몰라도 훌륭한 대학, 훌륭한 사람의 길로 가는 개인프로그램과 기초 준비를 단단히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 언론에서 학력 미달학생 없는 학교 임실! 했을 때 나는 웃었어요.  어떤 집단이든 학력부진은 반드시 있는 법인데 나중에 언론의 무책임이 드러났죠. 지능이 모자라는 애는 아무리 가르쳐도 부진해요. 그 아이에게도 어딘가 있을 장점을 찾아주고 일단 기초를 다져주는 것이 부모대신 학교가 할 일이죠”
 
양적역사의 향수보다 질적 환경개선의 미래
 1945년 개교 이래 재학생이 54학급 4553명이나 되던 명문학교가 신입생이 2학급32명인 미니학교로 환경이 변했다. 주변 5개 초등학교가 통폐합한 현재 숫자다. 

 머리맡에 위치한 사립명문 리라초등학교의 교육여건보다 나으려면 공립학교답게 교육의 질로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학교의 위기를 지역사회 맞춤형으로 보완한다는 것이다.

 “이제 명문학교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예요. 부모의 재산과 상관없이 아이들의 기본이 튼튼해야 경쟁력을 갖게 되고 그래서 1:1교육을 지향합니다.”    
   
▲ 본인 이름이 붙은 생명나무 아래 개구쟁이들     © 독서신문

  
입학은 가족탄생과 같은 축복 
 최태숙 교장은 입학식 때 동네에서 쓰고 다니라고 모자를 나눠준다. 학생이 되었음을 온 동네에 선포하고 다녀야 축복받고 동네사람들이 아이에게 모범이 되고 스승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비가 오나 눈이오나 교문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가 우산을 나눠준다. 그래서 교장실은 찾아오는 아이들 때문에 늘 활기가 넘친다. 어린이 하나가 시를 외워 와 암송하고 칭찬스티커와 사탕을 받아간다.
 
 봉사. 예절. 독서 등 바름이 아름이로 지칭되는 스티커를 받아간 아이에게는 개인 통장에 아주 작은 비용이지만 칭찬장학금을 넣어준다. 그리고 그 통장에 부모님이 조금씩 넣어준 돈으로 전교생이 차별 없이 스키캠프를 갈 수 있었다.
 
 그는 그래서 칭찬받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닮아간다. “애들이 나를 좋아하고 내 계획대로 훌륭하게 했을 때 그것은 아이가 내게 칭찬하는 것과 같죠. “교장선생님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부모의 칭찬에 보람을 느낍니다.”
 
 학부모들은 아예 아이를 학교에 맡기는데 미래에는 명문사립학교아이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기본이 튼튼하면서 글로벌시대 경쟁력에 맞춰 고심한 것이 즐거운 토요솔바람학교다.  
 
솔바람학교는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국제교육을 받는다. 44명의 숭의여대 자원봉사자가 수업을 하고. 담임. 명퇴교사. 임용대기자. 교장선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1:1 수업을 한다. 최고의 시설에서 체육. 영어는 물론 학생 1인당 악기 하나갖기 특기음악교육이다.
 
 각국의 협력으로 이스라엘. 필리핀. 잠비아 등 원어민 다문화 교육과 문학의 밤도 개최한다. 물론 이런 노력을 하다 보니 서울시교장연수단에서 경영우수학교로 지정해 방문하기도 했다.
 
퇴임 후엔 아이들에 관련된 일을 해야 
 인생의 70%를 좌우하는 3-4살 때의 가치관 인성교육을 끝내고 유치원을 보내야 하는데 대부분은 그냥 유치원에 보낸다. “젊은 엄마 때 눈 마주치고 동화 읽어주고 대화해주고  너무 중요한데 나는 그것을 놓쳤어요.
 
 얘들이 혼자 tv보고 하다 보니 청소년들이 지금처럼 되죠. 지금의 모든 가정위기는 부모의 책임예요. 저도 정말 오류를 많이 범해서 다시 태어난다면 내 아이들을 다시 키우고 싶어요. 타임머신 타고 내 아기들을 만나러 가고 싶죠.”
 
 내년 2월 퇴임을 앞둔 최 교장은 목포교대와 방송대, 건국대대학원에서 석. 박사를 하고  건국대와 협성대 교육대학원에 출강 하고 있다. 
 

 
 (agi35@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