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서 직접 볶은 커피
시간과 분리된 아늑한 곳
시간과 분리된 아늑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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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황정은 기자 = 광화문 한 복판에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아닌 작은 로드숍이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자리 잡고 있었다. 이름은 ‘coffee tour’. 오픈한 지 1년 남짓 된 이곳은 공간은 작지만 많은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아지트로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매장에서 직접 커피를 볶고 콜롬비아 수프리모, 이디오피아 예가체프, 브라질 산토스 등 원산지 커피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대형 커피 전문점의 맛에서 벗어나 보다 깊은 맛을 음미하고 싶은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
‘coffee tour’의 대표 한장섭씨는 이 가게를 오픈하기 위해 수년간 커피에 대해 공부하고 지리적으로 마땅한 곳을 물색하는 등 온갖 심혈을 기울였다. 커피숍 준비과정에서 여러 가지 힘든 일도 있었지만 본인이 워낙 커피를 좋아하고 즐겨마시던 터라 즐기면서 할 수 있었다.
커피 투어는 광화문 중심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한적한 주택가 분위기가 나는 곳을 찾아 위치했다. 대로변 중앙에서 한 블록 물러서서 자리잡고 있어서 그런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직장인들이 짧게나마 안락한 휴식을 취하고 갈 수 있다.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게 돼있어 처음엔 단순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인 줄 알고 왔다가 내부를 보고 30분이라도 앉아 있다 가는 손님들이 많다.
이곳은 북카페는 아니지만 매장 한 구석에 책 몇 권이 보기 좋게 나열돼 있어 더욱 운치가 있다. 매장 안을 감싸고도는 은은한 조명과 매장 밖까지 기분 좋게 퍼지는 고소한 커피냄새에는 인터넷보다는 책이 더 어울릴 것 같아 도서를 비치했다는 한장섭씨.
그는 커피를 어떻게 볶느냐에 따라 신맛을 발휘할 수도 있고 특정 맛을 날려버릴 수도 있으며 혹은 쓴 맛을 강조할 수도, 감출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커피를 볶듯, 손님들을 기분 좋게 볶고 있었다. 비오는 날은 센티한 손님이 머물도록, 볕이 드는 날은 맑은 손님이 들도록, 구름 낀 날은 우울한 손님이 위로받고 가도록.
<chloe@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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