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으로 보는 역사를 읽다
사실의 역사 바탕으로 기록의 역사 해석해
사실의 역사 바탕으로 기록의 역사 해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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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해 논하기 전에 우리가 어린 시절 배웠던 그것에 대해 잠시 음미해보자. 우리는 역사가 인간의 입장에서 해석하는 것에 따라 두 가지 의미로 존재한다고 들었다. 하나는 ‘사실의 역사’ 즉, 객관적 의미의 역사이며 다른 하나는 ‘기록의 역사’ 즉, 주관적 의미의 역사를 말한다. 사실의 역사를 언급한 이는 “자신을 숨기고 사실로 하여금 말하게 하라”고 이야기한 랑케이며 기록의 역사를 주장한 이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한 카아다.
그 어원을 살펴보면 전자는 서양의 ‘geschichte(과거에 일어난 일)’와 동양의 ‘歷’에서 나오며 후자는 서양의 ‘history’와 동양의 ‘史’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동양의 그것을 모두 결합하면 역사란, ‘歷史’ 인 셈이다. 즉, 사실로서의 역사와 기록으로서의 역사가 모두 공존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역사를 연구하고 배우는 것일까. 우리는 역사가가 학문적, 과학적 검증을 거쳐 선정한 기록으로서의 역사를 배우게 된다. 객관적 역사를 배우는 것이 아닌 만큼 역사가의 사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역사를 배우며 어떤 지식을 얻고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느냐가 역사 학습의 가장 큰 중요사안이라고 한다면 김인수의『기자가 본 한국 현대사 현장』은 두 가지를 적절하게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한국 현대사는 고대, 중세, 근세에 비교했을 때 현격하게 그 연구가 미흡하고 당시 인물들과 관계된 이해관계가 남아 있는 만큼 섣부른 단정을 지을 수 없다. 그렇기에 역사를 배우는 학습자의 넓은 안목과 해석능력이 더욱 중요시 되는 분야인데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와 교훈을 찾을 수 있는 여백을 남겨뒀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을 통해 한반도가 분단된 이유와 독도에 대한 한일 역사의 기록, 지난 1997년 발발한 imf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을 만나볼 수 있으며 한국 현대사 인물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김구와 이승만, 김일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수년간 국회와 청와대를 출입한 경력을 갖고 있는 저자의 ‘사관’으로 다양한 고증을 거쳐 현대사를 해석하고 있는 만큼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사실로서의 역사’를 제공하고 이것을 그가 어떻게 ‘기록으로서의 역사’로 표현하는 지를 음미할 수 있다.
그는 이 책을 낼 때 “정상적인 한민족의 원칙과 상식에 기준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한국인이라는 입장에 서서 ‘보수의 한국과 진보의 한국을 아우르는 통합과 소통의 한국’이라는 관점에서 기술했다는 것의 그의 설명이다.
한국 현대사에 대한 숨겨졌던 지식을 설명한 후 그는 독자가 이것을 통해 미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고찰할 수 있도록 여지를 만들어주며 한국 역사속에서 발생한 여러 어려움과 난관을 극복한 만큼 백범의 높은 문화국가 이상을 실현하는 데 일조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다. / 황정은 기자
김인수 지음 / 나남 펴냄 / 478쪽 /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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