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친구와 독서
두 친구와 독서
  • 이재인
  • 승인 2005.11.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인 (경기대교수 · 소설가)
  내 곁에는 아주 가까운 고향 출신인 출판인이 둘이 있다.

  한 사람은 인물도 훤칠하고 말도 시원시원한 대학 중퇴생으로 꽤나 이름이 있었던 출판인이었다. 10여 년 만에 강남에 자기 빌딩도 마련했고 사무실도 2층을 전부 사용할 정도로 재산을 축적했다.
 또 한 사람은 학력이 겨우 초등학교가 전부인 친구였다. 매사가 정직하고 겸손하여 드러나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 두 사람은 매사가 대조되는 성격이었다. 사업을 벌여도 전자의 친구는 밀어붙이는 식의 경영에 투기성도 지니고 있었다.

  후자의 친구는 말이 없는 대신 행동으로 실천하고 독자와 거래처를 겸손과 신의로 다해서 섬기듯 해왔다. 수입 면에서는 전자의 친구가 훨씬 많은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예기치 않는 imf가 닥쳤다. 이 여파로 인하여 전자의 출판인은 부채에 의해 2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졌다.

  후자의 경우에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함과 그동안 축적된 신뢰에 의해 회사를 살려내는 아름다운 사례를 남기고 말았다.

  이는 아주 보편적인 성공일화이다. 나는 아직도 건재한 이 출판사가 오래 오래 좋은 책을 출간해내고 있는 비결을 비로서 알아냈다.

  그는 어려서부터 고난과 역경을 겪으면서 책을 읽었다. 비록 제도권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그는 독서를 통하여 사람이 바르게 사는 일과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터득하기에 이르렀다.

  더욱이 신앙이 신실한 어머님으로부터 자신을 낮추고 남을 섬기는 공경의 자세를 답습한 것이었다. 그것이 사업의 기초가 되었고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익혔던 것이다. 이러한 미담은 오늘에도 유효한 것이다.

  인생에 있어 독서교육은 바로 물과 공기와 대지와 같은 것이다.

  이러한 소중성을 깨달아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독서를 지속적으로 시켜야 한다. 그들이 가정으로 돌아오면 힘겨운 과외와 더불어 tv 시청하기와 온갖 만화 등 다중매체가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이 유혹에서 어른들조차 이겨내기가 힘겹다. 특히 도시 어린이가 시골 어린이에 비하여 다중매체에 시간을 빼앗기는 사례가 크다는 한 독서연구팀의 보고가 나왔다. 이는 부모님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이유도 있지만 문화생활 환경에 있다고 하겠다.

  나의 삶, 나의 생을 되돌아보아도 오늘이 있기까지에는 어린시절 학교보다도 가정에서의 독서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회고된다.

  독서는 외로울 때 벗이 되기도 했고 무력할 때 용기를 불어넣는 산소의 역할도 했다. 때로는 불의 앞에 담대함을 불손에서 겸손으로 인도하는 인도자가 되기도 했다.

  온갖 다중매체가 횡포를 부리는 이 시대에 독서가 외면당하고 있다. 이는 삶을 황폐화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다. 황폐화한 세상, 거친 세상을 아름다운 희망으로 바꾸는 길은 오직 독서에 의해서이다.

  어디 출판인뿐이겠는가? 이 세상에서 남에게도 유익하고 나에게도 이로운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계도시키는 스승은 오늘도 책 속에 묻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독서신문 1374호 [2005.01.02]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