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자들의 탄생
위대한 자들의 탄생
  • 유병철
  • 승인 2009.07.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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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드에서 시작하는 거대한 음모의 장... 판타지는 이미 현실이 됐다
▲ 고경오의 위대한  자들의 탄생 © 독서신문
[독서신문] 유병철 기자 = '돼지독감'으로 불렸던 신종 인플루엔자a(h1n1)은 스러지지 않고 끊임없이 인세에 퍼져나가고 있다.

새로운 드라마의 제작 발표회가 갑작스럽게 h1n1에 걸린 스태프 덕분에 취소되고, 마법을 쓰는 해리포터의 ‘론 위즐리’마저도 바이러스의 위험을 피하지 못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는 h1n1의 감염자가 10만명에 육박한다고 발표했다.

거기에 더불어 쉽사리 회복되지 않은 채, 장밋빛 전망만 쏟아지고 있는 세계 경제를 바라보면 그야말로 인간이라는 종(種)의 위기가 온 것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았던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죽어버리며 꿈도 희망도 사라져가는 시기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글로벌한 시대가 와서 그런 것인지, 국내도 세계와 다를 바 없다. 잠깐 시선을 돌려보면 단 두 달 만에 h1n1은 한국인을 겨우 두 달 만에 300명이나 감염시켰고, 영원한 촌부로 남을 것 같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거했다.

나이를 먹어서 과거를 회상하고 싶은 게 아니라 정말로 타임머신을 타고 좀 더 좋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질 정도다.

최근 반디에서 나온 『위대한 자들의 탄생』은 딱 1년 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미 한 잔 술에 돌이켜볼 추억으로 남은 지난해를 반추해보면 사실 그때도 지금과 다를 바 없이 세상은 복잡하고, 시끄럽고, 정신없었다.

연예인 엑스파일, cctv, 국정원, 다국적기업, 신 자유주의, 경제위기 등등 머리 아프고 정신없는 이슈들은 지금만이 아니라 그때도 존재했다.

『위대한 자들의 탄생』은 살인 돼지 독감이 떠돌아 약간은 흉흉하지만, 그래도 지금과 다를 바 없는 2008년의 ‘현실’을 배경으로 한다. 단 1년의 차이가 있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x-file에서 음모론이 나름의 개연성을 확보해 그럴듯하게 보인 것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음모론은 설사 그것이 소설 속의 허구일지라도 개연성 있는 논리 속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며, 환상을 현실로 구현해낸다.

기본적으로 모든 소설에는 허구성이 존재한다. 이는 모든 소설가는 거짓말쟁이이며, 훌륭한 소설가일수록 그는 더 할 나위 없이 훌륭한 거짓말쟁이라는 언어로 치환된다.

그럼에도 저자는 말한다. “모든 것은 실화에서 모티브를 빌려왔거나, 실화이거나, 현실을 곱씹어 볼 목적으로 세심히 디자인했다.”

이를 위해 저자는 200여 권의 군사, 철학, 사회학, 진화론 관련 서적, 10여 편의 논문과 다큐멘터리, 인터넷 검색, 의사와 화학 박사 등 전문가 인터뷰를 거쳐 전문가적인 지식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실제로 애니메이션 감상이 유일한 취미인 정보 브로커 기호, 대인기피증이 있는 기호를 대신하는 얼굴 마담 신한, 기호에게 기생하는 백수인 병남.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주인공들이 초국가적인 컴퍼니와 그 뒤에 숨은 거대한 적에게 맞서 싸운다는 깜찍한 상상은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그럴듯하게 보일 정도다.

자신을 최고의 거짓말쟁이라 말하는 저자는 바코드라는, 우리 주위에 널린 흔한 기호에서부터 시작해 현실의 각종 이슈들을 끌어들여 거대한 음모로 발전시키며 우리에게 환상과 현실, 음모론과 음모에 대해 되묻는다.
 
위대한 자들의 탄생
고경오 지음 / 반디 펴냄 / 445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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