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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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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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과 닮아있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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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황정은 기자 = 인사동 길을 걷는데 한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이름은 레아. 이름이 인상적이어서 2층 건물의 허공에 뜬 그 이름을 쫓다가 카페에 들어가게 됐다. 이곳 북카페를 운영하는 김민기씨에게 왜 ‘레아’라는 이름으로 명명했냐고 물었더니 성경에 나오는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야곱의 사랑을 받은 라헬이 있었다면 그의 사랑을 받지 못한 레아가 있었다고. 그런 레아의 모습이 자신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북카페의 이름도 그렇게 지었다고 고백했다.

북카페 ‘레아’는 올 10월이면 6년째 인사동의 길목을 지키고 있는 셈이 된다. 김민기씨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고서점을 리모델링해 만든 곳으로 1층과 2층 모두 고서로 꽉꽉 들어찼던 공간을 카페로 운영하다보니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만 고서로 매워진 북카페가 돼버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지만 막상 그는 카페는 잘 안 간다고 덧붙였다. 이곳을 운영하면서 여자들이 카페에 이토록 많이, 그것도 오랫동안 앉아 있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말했다.

“남자들은 아무래도 카페에 잘 안가죠. 이곳을 운영하면서 여자들이 카페를 정말 많이 간다는 걸 알았어요. 그것도 매우 오래 있다는 것을요. (웃음) 낮에는 주로 40대에서 70대 사이의 여자 분들이 오시고 저녁에는 10대에서 30대의 여성분들이 오세요. 단골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많이 오시는데 그분들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으면 재미있기도 하고 어떤 때는 뿌듯함까지 느낀다니까요”

그는 지금은 능숙하게 빈 커피잔도 씻고 핸드드립 커피도 손수 만드는 어엿한 바리스타지만 그 전에는 잘 나가는 광고회사의 ae였다. 젊을 때는 치열하게 사는 그 삶을 충분히 즐기며 살았지만 한 살 한 살 나이가 먹으면서 직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고 그의 아버지도 더 연로해지시면서 고서점을 운영하는 다른 방안이 필요하겠다는 고민이 교묘하게 맞물렸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곳을 오픈하게 됐다.

전직 광고제작자가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인테리어도 군데군데 매우 멋스럽다. 볕이 듬뿍 들어오는 큰 창에 비치는 인사동의 전경은 ‘레아’와 참 닮아 있었다.
 
chloe@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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