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투르니에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미셸 투르니에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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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0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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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권하는 한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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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로빈슨 크루소’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듣거나, 간단하게라도 적어놓은 또 다른 책을 읽으면서 로빈슨 크루소를 알게 된다.
 
다니엘 데포가 창조한 인물인 로빈슨 크루소는 그 자체가 생명력을 가진 신화 속 존재가 되어 3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면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우리는 쉽게 비슷한 상황에 놓인 비슷한 이름의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

‘로빈슨 크루소’를 원형으로 하여 만들어진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은 단연 돋보인다. 다니엘 데포의 로빈슨이 백인, 서구인, 기독교 중심의 세계관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내면서 반대쪽에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하여 보이지 않는 하지만 강력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면 미셸 투르니에의 로빈슨은 현대 문명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과정을 통하여 낯선 것에 대한 공감과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둘 사이에 가장 큰 차이점은 방드르디(다니엘 데포의 프라이데이)라는 원주민에 대한 시각이다. 다니엘 데포에게 있어 프라이데이는 노예 그 자체일 뿐 어떠한 존중도 주어지지 않는 존재라면 방드르디는 로빈슨의 동료이자 안내자이다. 또한 방드르디는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몸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방드르디의 뒤를 쫒으면서 자연과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자연을 공존 대상이 아닌 이용 대상으로 생각하는 현대 문명은 한계에 도달해 있다. 문명의 한계가 인간의 한계라는 것을, 자연에 대한 태도는 변화되어야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읽으면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과 인간 문명의 한계와 인간의 생존 바탕인 자연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할 수 있었다. 발밑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감지하면서도 아직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은이정 천안 계광중교사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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