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그래프가 베스트셀러를 만든다?!
경제 그래프가 베스트셀러를 만든다?!
  • 관리자
  • 승인 2006.10.0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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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업성장률


 2006년 하반기에도 한국의 경제는 침체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4%대로 예상하고 있지만, 민간단체나 대기업의 예상치는 3%대를 웃돌고 있기 때문에 실제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성장률은 3%보다 낮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런 흐름은 한국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고 있으며, 특히 한국의 출판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소형의 출판사들은 하나 둘 문을 닫고 있으며, 남아있는 출판사들 역시 출간을 늦추거나 출간하는 것 자체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오는 법.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출판사들은 많고 적음을 떠나 책을 기획하고, 새로운 책을 출간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화 된 경기 침체로 인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때일수록 신문의 경제면을 보라. 경제 지표를 보면 독자의 관심거리가 있고, 그 곳에 베스트셀러가 있다.  

도서 구입 조건의 변화
독자들은 책을 구입하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가며 구입한다. 그 조건으로는 책의 내용, 작가, 디자인, 독자의 경제력 등이 있다. 사람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가장 크게 보는 것은 독자가 필요한 정보나 내용을 담고 있는가 하는 측면이다. 하지만 이런 내용적 조건은 일반적인 상황이고, 요즘 같이 경기가 불황인 상태에서는 독자의 경제력을 무시할 수가 없다. 즉, 경기가 좋을 때는 크게 필요한 정보가 없더라도 작가가 마음에 들면 책을 구입할 수도 있고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자신의 경제적 처지에 맞는 꼭 필요한 도서만을 구입하려고 한다. 따라서 독자가 처해있는 경제력이 어떤 책을 구입 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 조건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경기가 좋을 때와 그 반대의 경우에는 베스트셀러가 판이하게 다르다.

경기에 따른 베스트셀러
imf 직후 경기 상황은 최악의 상태였다. 이러한 최악의 경기 상황에서의 베스트셀러는 감성을 움직이는 책들이었다. 여기저기서 모금운동을 하고, 금모으기 운동 또한 국민적 호응을 얻었던 시기인 1999년은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시리즈를 시작으로 따뜻한 인간애를 소재로 한 도서들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왔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가 100만 부 이상의 대박을 터트리자 그와 비슷한 내용을 담은 아류작들이 대량으로 등장하였다. 그 후에도 법정 스님의 『산에는 꽃이 피네』와 『마음을 열면 세상은 참 아름답습니다.』가 인기를 끌었다. 이런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된 요인은 먹고 사는 것 자체가 힘든 나머지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 위로 받고 희망을 얻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it 산업의 눈부신 발달로 인하여 경기가 상승 곡선을 그리며 맞이한 2000년대 초반에는 감성적인 책들이 꾸준히 인기를 끄는 한편, 판타지 소설의 대명사인 『헤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아동, 어른 할 것 없이 큰 관심을 끌었다. 헤리포터 시리즈는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신간이 나올 때마다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려놓아 1천만부 이상을 판매했다.
 이런 에세이나 판타지 소설 외에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가 140만 부의 판매를 올리는 등 경제, 경영서도 인기를 끄는데 한몫했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감성에만 치우쳤던 독자들이 이성적 분야로도 눈을 돌리게 되었다. 덕분에 분류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이 인기를 끌었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는 경기가 w곡선을 그리며 들쭉날쭉했다. 그 결과 베스트셀러는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이 수시로 이름을 올리고 내려갔다. 단, mbc 느낌표에서 선정한 도서들은 매번 큰 인기를 끌며 밀리언셀러 자리에 올랐다. 방송의 덕을 톡톡히 본 것이기도 하지만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로 인하여 경기가 급격한 상승을 그리고 있을 때여서 가능했다. 독자들의 경제력이 안정되어 있어 한번 정도는 읽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에서 구입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이런 경향의 독자들 덕분에 『오페라의 유령』, 『나무』등의 소설 외에도 『파페포포 메모리즈』와 같은 감성적 만화도 100만부 이상의 판매로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환율이 떨어지고 물가는 상승하면서 경기 불황의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하였다. 그로 인해 소설이나 감성적인 내용의 책들은 점차 사라져갔고 그 자리를 경제, 경영서들이 차지하게 되었다. 경제, 경영서라고 해서 딱딱한 지식을 전달하는 내용을 담은 책은 아니었다. 『아침형 인간』,『선물』 등의 책들은 딱딱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감성적이면서도 교훈을 줄 수 있는 내용을 우화로 표현했다.
이때부터 현재까지 경제, 경영서들은 꾸준하게 베스트셀러에 올라오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가 독자들에게 실제적인 대안과 방향을 제시해주는 『마시멜로 이야기』(110만부)나 『배려』(80만부) 등의 자기계발서와 처세서를 보게 만든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경기가 안 좋으면 미래가 불안해지고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일. 우화의 형식을 갖고 있지만 단순하면서도 알지 못했던 진리를 주는 내용의 자기계발서나 처세서들은 불안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좋은 준비물이 된 것이다.

독자의 관심거리를 알아내야..
 독자들은 경기가 좋고 좋지 않음에 따라서 필요로 하는 내용을 다르게 한다. 경기가 침체중인 지금은 경영, 경제 분야의 실용서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라가있다. 출판 업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알고 자기계발서나 처세서를 계속해서 출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와 같은 시간이 길면 길수록 경기 침체는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 경영서는 계속해서 관심을 끌겠지만 다른 분야의 책들은 모두 침체되어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게 된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건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경기 불황에 따라서 독자들의 관심이 그곳으로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안타까워하기 보다는 독자들의 관심거리를 빠르게 알아내어 대처한다면 출판계의 위기도 계속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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