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소설, 새로운 이야기의 탄생』
인터넷 소설, 새로운 이야기의 탄생』
  • 독서신문
  • 승인 2009.06.2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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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소설, 이야기 스스로 탐색한 결과
▲ 저자 김명석 (사진제공:책세상)     ©독서신문

 
소설. 사람은 소설을 통해 무엇을 그토록 이야기 하고 싶어 하는 걸까. 어찌 보면 ‘글’이란 단어를 나열하는 작업이고 작가란 단어를 나열해 밥벌이를 하는 사람이다. 소위 잘나가는 작가냐, 그렇지 않느냐는 단어의 조합을 얼마나 독자의 구미에 맞게 나열했는지, 혹은 시대의 흐름을 얼마나 잘 반영했는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소설의 텍스트가 시대의 흐름을 얼마나 잘 반영했는지 여부에 의해 대중성과 작품성이 결정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소설의 형식도 시대를 얼마나 섬세하게 반영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그야말로 새로운 문학사의 기록을 남기는 형태라고도 표현될 정도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인터넷 소설의 연재가 바로 그것을 반영한다.
 
소위 우리는 고집이 세고 아둔해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사람을 일컬어 ‘저 사람은 벽창호 같다’는 말을 사용한다. 이는 인격 대 인격의 만남에 있어 ‘소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며 더 나아가 사람은 대화 없이 살 수 없는 존재임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소통의 물결이 소설의 밑단을 적시기 시작해 이제 소설계를 흥건하게 적시고 있다. ‘인터넷 소설’이 하나의 장르로 탄생할지 주목될 정도로 많은 작가와 독자들은 책상 위의 창(window)을 통해 서로에게 말을 걸고 있다.
 
『인터넷 소설, 새로운 이야기의 탄생』의 저자 김명석은 인터넷 소설에 대해 “종이책을 매개로 만났던 권위적인 작가와 수동적인 독자라는 일방적 관계가 쌍방향성과 하이퍼텍스트성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공간에서는 대화하고 소통하는 관계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야기를 대하는 감각과 체험 방식 자체가 인터넷 시대의 소설에서는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고 언급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규정하는 ‘인터넷 소설’이란 특정한 장르를 일컫는 것이 아닌 인터넷에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의미한다. 신문 소설이라는 용어처럼 작품이 발표되고 게재된 매체에 따른 분류에 불과하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제 1장에서는 박범신의『촐라체』, 황석영의『개밥바라기별』과 같은 블로그 연재소설을 통해 인터넷 소설의 현재를 점검하고 제 2장에서는 인터넷 소설 공모전과 인터넷 소설 카페 등을 통해 작가가 탄생하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2장을 통해 저자는 “작가와 독자의 경계가 점점 지워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독자의 독서 경험이 보다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현실에 대해 말한다. 제 3장에서는 영화나 드라마 장르로 확산된 인터넷 소설 속 등장인물의 섹슈얼리티에 초점을 둬 ≪내 이름은 김삼순≫, ≪커피 프린스 1호점≫의 여주인공들이 남성에 대한 비의존형 인물로 등장함으로써 자신의 인생 진로를 스스로 탐색하고 결정짓는 주체적인 인물로 발전한다고 말한다. 제 4장에서는 한국 소설사 최초의 하이퍼텍스트 소설인 ≪디지털 구보 2001≫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제시한다. 많은 관심 속에서 등장했지만 결국 한계점을 보여줬다고 말하며 독자가 원하는 플롯을 선택하기보다 세 화자를 병렬시켜 놓았다고 말하며 하이퍼텍스트의 특성이 멀티미디어성을 잘 살리지 못했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한다.
 
저자가 인터넷 소설의 현재에 대해 평가한 목소리는 싱거울 정도로 담백하다. ‘붐’으로 일컬어지는 인터넷 연재소설에 대해 어떠한 설레는 마음이나 흥분된 모습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디지털 내지는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변화만으로 소설의 운명을 예언하는 일은 성급하다”고 언급한다. 매체의 변화만으로 소설의 운명을 예언하는 일은 시급하다는 것이다.
 
덧붙여 “이야기는 매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능동적으로 새로운 매체를 탐색한다”고 말하는 저자의 시선은 참 독특하고 신선하다. 이는 소설의 중심은 ‘이야기’라는 저자의 확고한 개념 정의가 가져온 결론이다. 이 이야기가 텍스트를 만나면 소설이 되고, 필름을 만나면 영화가 되고, 인터넷을 만나면 인터넷 소설이 된다는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독자는 수많은 변화의 양상을 나타낸 문학사속의 핵심인 ‘이야기’를 한 번 더 확고히 짚을 수 있을 것이다.
 
<황정은 기자> chloe@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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