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창작 전공 학생들의 독서모임 『황금펜』
문예창작 전공 학생들의 독서모임 『황금펜』
  • 김다은
  • 승인 2006.10.0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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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다은의 독사⑩
       
 문예창작 전공 학생들의 독서모임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글을 읽을 줄 알아야한다. 많이 읽을수록 감각은 예민해지고 펜 끝은 더 예리해진다. ‘황금펜’은 문예창작전공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독서모임이자 시문학회이다. ‘황금펜’이라는 이름은 회원이 등단하면 작가의 이름을 새긴 실제 황금펜을 수여하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라고. 이 황금펜 수여는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회원들의 마음이 담긴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황금펜시문학회’는 2004년 3월 추계예술대학교에서 발족하였다. 당시 6명의 학생들이 책을 읽고 작품에 대한 합평을 해보자는 뜻으로 중지를 모았다. 그 후로 지금까지 주 1회, 학교 세미나실에서 꾸준하게 모임을 지속하고 있는데, 도중에 중단된 적은 없었다. 실제로 모임을 시작한 후로 3명이 작가로 등단하여 3자루의 황금펜을 선물했다.
  황금펜 회원들은 한 학기를 기준으로 공개모집을 하는데 졸업생까지 합쳐 현재 11명이다. 김소윤(00학번), 박지웅(01’-출판사 근무, 200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당선), 민현선(01’ 출판사 근무) 회원은 졸업 후 직장을 다니고 있고, 이현호(02’), 박정화(03’), 김유라(04’), 한정남(04’), 김경수(04’-2005년 한국소설신인상 수상), 김 란(05’-회장), 길용찬(05’), 송인덕(05’-충북작가신인상 수상), 조진형(06’) 회원에 의해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다.
  모임의 회장인 김 란 씨는 모임장소와 시간확정, 독서와 토론의 다양한 준비를 책임지고 있다. 워낙 회원들이 가족적이고 협조적이어서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한다. 다만 등단한 회원에게 줄 황금펜 제작비를 위해 회원들이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후문을 들려주었다. 학회 운영의 노하우는 개개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회원 전체가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뿐이라고. 


▲ 독서모임 황금펜의 김란회장(좌)와 학회지(우)

시를 중점으로 한 독서와 토론
  ‘황금펜’은 시를 중점으로 독서와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다. 매주 모임마다 회원들이 자신의 창작시를 발표하고, 장시간에 걸친 진지한 합평을 하다보면 보다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거듭나게 된다고. 합평을 통해 많은 의견을 교환하기는 하지만, 창작의 본뜻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일방적인 의견제시나 주입은 가급적 피하고 주로 토의의 형식을 취한다. 
  창작 시 발표와 합평이 끝나면 독서토론으로 들어간다. 최근의 화제 또는 문제작인 시집과 시인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론한다. 주로 최근작을 볼 수 있는 문예지(창작과 비평, 문학동네, 현대시, 문예중앙, 문학수첩, 작가세계, 문학사상, 시와 시학, 현대문학, 한국소설 등등)와 시 평론집, 그리고 다수의 시집을 읽는다. 문학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최근 등단 작품과 자신의 시와 비교·분석하는 것이 창작 활동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 번 모임에 보통 2~3권의 시집이 거론된다. 
  그렇다고 시 장르에만 제한을 두는 것은 아니다. 장르에 제한 없이 문학 전반에 대한 토론이 진행된다. 소설 전공자가 책을 소개하거나 주목할 만한 화두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론서의 경우 주요 부분을 발췌·복사해서 함께 나누어 읽고 소설은 시간상 주로 단편 위주로 읽는다. 시집에 비해 소설의 거론 횟수가 적기는 하지만 분량을 감안하여 집에서 읽어오기도 한다. 이 모든 작품 선정에는 제한이 없고, 개개인의 취향을 존중하여 자유로운 토론 주제와 방향으로 진행된다.
  지난 9월 7일에 있었던 모임에는 7명의 회원이 참가했는데 박정화의「애인」, 김 란 의「아무도 모르는 사이」, 조진형의「무덤을 지고 사는」이라는 작품을 합평했다. 그리고 송인덕이 추천한 장옥관 시인의『하늘 우물』을 읽고 각자의 감상을 발표했다. 김경수는 서정춘 시인의 「백석 시집에 관한 추억」과 2006 문학동네신인상 수상작인 조인호 시인의「도너츠의 하루」를 준비해와 두 시를 비교 분석했다. 이 외에도 이정록 시인의「의자」도 거론되었다.


▲ 황금펜 회원들의 학회모임(좌)장면과 회원들(우)

외연을 넓혀가는 문학동호회
  ‘황금펜’은 타 대학의 문학회나 문인들과의 만남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하고 있다.  2005년 가을에는 단국대학교 문학회와 함께 모임을 가져 타 문학회 회원들의 작품도 감상하고 타 문학회의 특성도 파악하는 등 매우 신선한 자리였다고 회상했다. 뒤풀이로 문학에 대한 폭넓은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하여 우정의 싹을 틔울 수도 있었다.
  방학 동안에는 공식적인 모임을 갖지 않는다. 회원들의 여행이나 개인적인 활동에 구속감을 주기 않기 위해서다. 대신, 각 회원들은 방학 동안의 여행담이나 읽었던 책을 개강 후 첫 모임에서 쏟아낸다. 방학을 이용해 회원들끼리 함께 엠티를 가기도 하는데, 이 시간은 서로의 기질이나 독서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여 문학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2005년 여름에 용추계곡으로 갔던 첫 엠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또 회원들의 생일 파티도 빠뜨리지 않는다. 인간적인 교감을 바탕으로 모임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한다.
  졸업생의 경우에도 시간이 될 때마다 ‘황금펜’에 참가하고 있다. 박지웅 회원의 경우는 틈나는 대로 참석해 후배 회원들의 사기를 북돋우며 이론적인 지도를 아끼지 않는다. ‘황금펜’이 순전히 학생들에 의해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일 내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의 애정과 노력 외에도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격려도 한 몫을 했다. 처음 1년 동안 발표된 학생들의 창작시는 2004년 창간호로 발행되었고, 이어 2005년에 두 번째 학회지가 나왔다. 학회지는 추계예술대학교 교수들과 시에 관심 있는 학우들에게 나눠지며, 나머지는 각 회원들이 개인적으로 활용한다.
  현재 11명의 회원이 모두 문예창작학과 학생들이지만 앞으로는 전공이나 학교를 뛰어넘어 보다 폭넓은 독서 모임을 구성해나갈 생각이다. ‘황금펜’의 정식 회원이 되려면 매 학기 초에 공고를 통해 지원할 수 있고, 간단한 면접을 거치게 된다. 문학에 대한 열의와 진지함이 가장 중요한 면접 요인이라고 한다. 기타 ‘황금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김 란 회장에게 문의하면 된다. 졸업생이나 휴학생, 참가가 어려운 회원들은 인터넷 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http://cafe.naver.com/goldenpen) ‘황금펜’ 회원들은 “창작을 하는데 있어 가장 우선해야 될 것이 독서”라는 인터뷰 마무리 말을 남겼다.

▲ 김다은(추계예술대 교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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