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교실]불과 물의 유래
[우리말 교실]불과 물의 유래
  • 김우영
  • 승인 2009.06.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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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유형의 사무실이 문을 연다. 이를 대부분이 ‘개소식(開所式)’이라고 명명한다. 또는 외래어 상승에 힘 입어 ‘오픈(open)’이라는 말도 종종 사용한다. 집을 이사해서 사람들을 초청할 때는 ‘집들이’라고 한다. 그러면 사무실 개소식도 ‘사무실들이’로 부르면 얼마나 좋을까?

또 우리가 흔히 마시는 커피에 설탕을 넣어 먹는다. 이때 ‘백(白)’설탕과 ‘흑(黑)’설탕이 있는데 백설탕과  흑설탕은 흰설탕, 검은설탕이라고 불러야 맞다.

언론방송사에서는 우리 사회의 경제적 상황이 않좋을 때는 보통 ‘빨간 불’이 들어왔다고 말한다. 반대로 좋은 상황은 ‘파란불’이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빨간불, 파란불은 교통신호등의 건널목에서 행인이 건너가면 안 된다와 좋다고 알리는 신호이다. 그나마 과거에는 ‘적신호(赤信號)’ ‘청신호(靑信號)’를 자주 썼지만 한글사용 정책에 따라서 지금은 빨간불, 파란불로 부른다.

여기서 말하는 불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불과 관련된 재미있는 어원이 있다. 부나무, 부나비, 부넘기, 부대기, 부삽, 부손, 부싯돌, 부지깽이, 부집게, 부젓가락 …’들은 ㄹ이 받침말이 없어진 채로 사용하는 말이다. 반대로 ‘물’의 ㄹ이 없어진 말이 있는데 무날, 무넘기, 무논, 무대, 무색, 무수리 처럼 ‘물’과 ‘불’이란 말에서 ㄹ소리가 나지 않는 말이다.

또 ‘부리나케, 부랴부랴’도 ‘불이나게, 불이야 불이야’의 본래말이다. ‘급히 서두르는 일, 몹시 다급함’을 말한다. ‘부질없이’도 ‘불 지를 일 없이’에서 온 말로 본다. 
 
/ 김우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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