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속의 백제 나라
일본 속의 백제 나라
  • 독서신문
  • 승인 2009.06.2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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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나라’는 한국어 ‘국가’라는 뜻
▲ 홍윤기 교수     © 독서신문

한국과 일본. 이 두 나라를 지칭할 때마다 늘 빼놓지 않고 사용되는 수식어는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이다. 이는 그만큼 한국과 일본이 지리상 근접성은 가까울지라도 심리적인 거리는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먼 존재임을 암시하는 말일테다.

백제(百濟) 왕이 왜왕(倭王) 지(旨)에게 하사한 철제(鐵製) 칼 ‘칠지도’에 대한 일본의 왜곡, 일제치하시대를 거친 한국에 대한 일본의 태도 등 모든 것이 조금은 ‘어색한’ 한국과 일본은 아직은 해결해야 할 것이 많은 사이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일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다른 나라 말보다 일본어는 한국 사람들이 비교적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한다. 어순도 비슷하고 발음이 비슷한 것도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들의 설명인데 홍 박사의 책은 이러한 모습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난번 『일본 속의 백제, 구다라』를 펴낸 바 있는 홍윤기 박사가 이번에 『일본 속의 백제 나라』를 새로 발간하면서 이처럼 일본어에 한국어가 왜 이렇게 많이 섞여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에 의하면 일본말에는 ‘나라’를 비롯해 ‘구다라’ 또는 ‘데라’, ‘차’, ‘바지’ 등 우리 한국어가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나라’라는 말은 우리 한국어로는 ‘국가’라는 뜻인데 일본에서는 옛날 일본의 왕들이 살던 도읍지인 ‘왕도’를 가리켜 한국어의 ‘나라’라고 불렀다는 것이 홍 박사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일본 왕들이 살던 도읍지를 한국어의 ‘나라’라고 불렀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
                                                                                                                                                   
▲     ©독서신문

그의 저서에 의하면 현재 일본 왕실에서는 해마다 11월 23일 초저녁에 ‘니나메사이’라는 왕실제사를 행한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이 ‘니나메사이’ 왕실 제사는 ‘가스가 마쓰리’ 제사의 형식과 내용이 똑같다는 것이다. ‘가스가 마쓰리’는 백제 왕족인 후지와라 가문과 관련이 있는데 ‘후지와라노 가마타리’의 부인이 남편의 명복을 빌기 위해 나라 땅에 직접 불교 사찰 고후쿠지에서 지낸 춘일제 제사를 의미한다. [연중행사사전]에는 이 제사에 대해 “후지와라 가문의 큰 제사여서 성대하게 거행하며 반드시 일본 왕실의 조정에서 칙사로서 가스가사를 제사지내는 사당에 보내 신주에게 폐를 바쳤다”고 쓰여있을 만큼 중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거행되는 ‘니나메사이’에는 일왕이 직접 제주로서 왕실의 궁중삼전의 제사 전당에 참석하며 여기서 백제신 신주를 모셔오는 축문인 ‘가라카미’를 낭창하는데 그 내용이 결정적이다.

“나 한신(韓信)은 한(韓)을 모셔오노라, 한(韓)을, 한(韓)을 모셔오노라”는 것이 축문의 첫머리 부분인데 우에다 마사아키 교토대학 사학과 교수는 “일본 왕실 궁중 제사에서 모시는 한신(韓信)은 ‘백제신’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더욱 놀라운 점은 ‘니나메사이’, ‘가스가 마쓰리’와 더불어 소위 삼위일체를 이루고 있다고 일컬음을 받는 일본 왕실의 궁중제사는 백제신 제사인 ‘한신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홍윤기 박사가 발간한 이번 책의 아주 일부에 불과하며 이 외에도 ‘백제인 세도가 후지와라 가문이 세운 고대 명찰인 홍복사’와 ‘백제 왕족 스이코 여왕이 창건한 나라땅 백제대사의 후신인 대안사’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저자가 직접 일본 현지에가서 찍은 사진들과 보다 쉬운 이해를 돕는 다양한 사진은 양질의 콘텐츠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 황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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