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사태, 그 시작과 결말은?
한예종 사태, 그 시작과 결말은?
  • 독서신문
  • 승인 2009.06.2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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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비대위, “예술은 정치적 논리로 접근안돼”
문화부, “세계적 예술학교로 가기위한 방안일 뿐”
‘서사 창작과 폐지’, ‘황지우 총장 사퇴’ 등으로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사태가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번 한예종 사태와 관련 한편에서는 현 정권이 예술을 정치적인 논리 안에 편입시켜 그 본질을 퇴색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반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측은 최고의 예술학교를 만들고자 마련한 진흥방안일 뿐이라는 의견을 내놓으며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 문화체육관광부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는 한예종학생     © 독서신문

 
■ 감사 결과에 대한 최종처분, “결국 똑같다”

문화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지난 16일 감사결과 이의신청에 대한 처분요구 조치사항 변경내용을 한예종 측에 답변했고 이와 관련한 설명자료를 17일 공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예종 비대위 측은 “단어만 조금 바뀌었을 뿐 결국은 똑같은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예종 관련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3월 18일부터 5월 1일까지 한예종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문화부는 지난달 18일 이러한 감사결과를 한예종 측에 통보했다. 여러 가지 사안들이 있었지만 가장 민감한 사항이 됐던 것은 황지우 총장에 대한 중징계와 한예종 내의 모든 이론학과에 대한 축소 및 폐지 조치였다.

이러한 감사결과는 서사창작학과폐지에 대한 조치로 이어졌고 이에 대해 해당과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문화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감사결과에 반발하며 시정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예종 서사창작학과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의 학부모에게 유인촌 문화부장관이 “세뇌되신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져 갔다.

여기에 각종 언론에서도 소위 ‘한예종 사태’라고 하며 이번 사건에 대해 조명하면서 사건에 대한 갈등이 더욱 커져가는 가운데 문화부가 한예종에 감사결과 이의신청에 대해 ‘처분요구 조치사항 변경내용’을 통보했다.

변경 내용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한예종 학생들은 이에 대해 수긍하지 않는 분위기다. 수위는 조금 낮춰졌지만 결국 같은 말을 번복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17일 공개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종합감사 결과에 대한 설명자료’를 통해 문화부는 ‘실기 중심의 예술전문가 양성을 위한 예술이론 교육의 필요성과 원칙을 바탕으로 하여, 현 이론교육 시스템의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이에 대해 한예종 비대위 측은 16일 한예종 비대위 게시판을 통해 “결국 실기를 위한 최소한도의 이론교육만 실시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한 ‘이미 재학생이 수학하고 있는 ‘서사창작과’ 등 기존의 학과는 폐지하지 않는다. 단, 현행법과 불일치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며 이는 우선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으로 적절한 계획을 마련한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 비대위 측은 ‘신입생 모집은 더 이상 하지 않고 고등교육법 등의 조문을 들어 향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학교가 세계적인 국립 예술 교육기관으로 새로이 나아갈 수 있는 종합계획을 수립한다’는 부분 또한 학생들을 불안하게 하는 대목이다. 비대위 측은 ‘종합계획이라는 명목 하에 한예종을 난도질 하는 것 아니냐’고 게시판을 통해 불편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내며 ‘감사전의 결과로 되돌려 놓으라’는 요구가 계속 생겨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문화부 측은 “공개한 설명 자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학교 발전을 위한 종합계획을 밝힌 것인 만큼 더 이상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먼저 학생들은 학교 측과 이야기를 충분히 한 후 문화부에 와서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학교 측과 얘기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     © 독서신문

 
■ “예술을 정치 논리 안에 편입시키지 마라”

결국 이번 종합감사 결과에 대한 최종처분에 붙인 설명자료는 서사창작과 폐지는 없어졌지만 이전과 거의 다를 바 없다는 것이 학생들의 입장이다. 이번 최종처분에서 그간 쟁점사항이었던 u-at(유비쿼터스 앤 아트 테크놀로지) 통섭교육 과정 중지 등의 기존 감사 지적 사항도 그대로 두고 통섭교육을 주도한 심광현 교수에 대한 징계를 풀지 않아 학내 반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이러한 여러 사안들이 있지만 이번 한예종 사태를 놓고 비대위 측은 “예술의 영역을 정치 논리 안에 편입시키려 하지 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관계자들은 “현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축출하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대학의 자율화를 외쳤다면 그에 대해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 근시안적 강행 아닌 장기적 안목의 방안 필요

한예종은 문화부의 설명자료에도 나왔듯 ‘최고의 예술가를 배출하기 위해’ 설립된 학교다. 하지만 이번 학사개편 사항으로 인해 한예종에 재학 중인 학생도, 졸업한 이들도 어려운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 한예종 출신의 배우인 이선균을 비롯해 최근에는 해금 연주가인 꽃별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납득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가의 예술 산업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현 정권의 정치적인 논리를 개입시켜 근시안적인 결정을 내려 자신의 입맛에 맞게 조리하려고 들어서는 안 되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가 자식을 창의력 있는 아이로 양육하고자 한다면서 용돈을 준다는 명목 하에 모든 갈 길을 정해준다면 그것은 주입식교육과 별반 다르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결국 관계자들은 이념논리에서 벗어나 진정한 예술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 황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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