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홍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이 도서상품권이 출판계에 청량제 역할을 하게 된 원인중 하나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선물문화에 기인한다. 우리나라는 고래로 양보의 미덕과 겸양의 미덕을 가진 문화민족이다. 선비문화가 사회를 지배하고 유교사상에 힘입어 독서를 장려하는 그런 사회풍토가 조성된 나라였다.
그러한 우리의 전통문화는 60년대 새마을운동과 70년대 중공업우선정책에 힘입어 서양의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허물어져 갔다. 배금주의 사상과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하고 그럼에 의해 과거의 미덕들은 사라져갔다.
특히 독서를 권장하는 풍토는 90년대 이후 급속히 진행된 정보화의 물결로 인해 대체상품이 등장하면서 서서히 무너져갔다. 독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여러 대체매체의 발달로 인해 독서에 대한 비중이 줄어들었으며 이런 결과로 인해 당연히 출판계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이와 함께 지적소유권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출판산업의 위축은 더해갔으며 문을 닫는 서점들이 속출하게 되었다. 이러한 출판계의 위기 속에 시행됐던 도서상품권은 우리나라 출판문화를 바꾸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
그동안 현금으로만 통용되는 선물이 도서상품권으로 대체되면서 우리 주위의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선물의 대안으로 떠오르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학생들은 책을 가깝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며 선물을 주고도 뿌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상호간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이 도서상품권은 특히 일반 독자는 물론 기업체 ·호텔, 금융기관 등에서 대량으로 구입해 직원이나 고객에게 기념품 ·사은품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어, 단기간에 선물용으로 정착되었다.
최근 바다이야기를 비롯한 게임업체에서 이러한 도서상품권이나 문화상품권을 경품으로 제공하여 말이 많다. 이들 업체에서 상품권을 경품으로 이용했다는 것은 상품권의 재화화가 성공했다는 반증이다.
비록 그 이용용도가 문화의 발달과 문화산업, 출판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 점은 있지만 상품권이 출판계나 문화계에 주는 도움은 지대하다는 점에서 상품권의 올바른 사용과 적극적인 사용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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