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치료 공간의 연장선
|
언젠가 우리는 너무나 빨리 돌아가는 세상사에 익숙해져 인생에서 ‘일시정지’버튼을 누르는 것은 곧 퇴보라고 생각하게 됐다. ‘재생’, 혹은 ‘빨리감기’만 난무하는 세상에 정지버튼은 말할 것도 없고 일시정지 역시 기나긴 멈춤의 순간으로 받아들이는 우리들. 그렇게 수많은 ‘빨리감기’의 인생이 많은 도심한복판에 마치 비밀의 화원과 같이 모든 것이 잠잠한 공간이 도시인들을 맞고 있다.
로뎀 북카페는 정신과 의사이자 영성치유와 회복을 돕는 클리닉을 운영하는 이홍만 원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사람에게 관심이 많고 본인도 우울증을 앓았던 터라 사람의 심리가 치유되는 과정에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이 북카페는 그가 운영하는 영성치유 클리닉의 연장선에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병원에서는 내담자와의 만남이 한정된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아쉬움이 많이 남죠. 의사와 내담자의 상담은 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이 아닌 삶의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스러운 만남이 가능한 공간이 필요하죠. 그런 것들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만들고자 북카페를 열게 됐고요”
|
그는 사람들이 이곳을 통해 ‘삶의 성숙’을 얻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의 책에도 ‘매일 매일의 작업에서 내가 목표로 해야 할 것은 치료가 아니라 성숙이라고 주장하고 싶다’라고 쓰여 있듯 그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닌 그들 스스로의 ‘성숙’을 돕는 조력자다.
“다양한 책을 모아놨으니 평형적인 성숙의 길에서 벗어나 다양한 성숙의 방법을 깨닫고 그것을 모색하는 방법을 이곳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아갔으면 해요. 사랑방같은 공간이라고나 할까요? 치유가 필요한 사람은 치유를 받고 상담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그 토양을 만드는 곳이요”
사랑방같은 치유의 공간 로뎀북카페. 이곳에서 그와 함께, 상처받은 사람들의 성숙은 늘 계속 되며 그것이 지속될때, 많은 사람들은 이제 자신의 아픔을 굳게 견딜 수 있는 단단함이 생기지 않을까.
< 황정은 기자> chloe@readersnews.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