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세계
어제의 세계
  • 독서신문
  • 승인 2009.06.0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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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게 하는 것도 기억, 죽게 하는 것도 기억
온다 리쿠의『어제의 세계』
▲     ©독서신문

“기억은 우리를 일깨울 뿐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메멘토>의 마지막 대사다. 영화 <메멘토>는 아내가 강간당하는 모습을 보고 그 충격으로 단기기억상실증의 걸린 남자의 모습을 치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기억을 보완하기 위해 매 순간을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찍고 온 몸에 문신을 새기는 레나드의 모습은 ‘기억’이라는 것이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하며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까지 얼마나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여기 한번 본 것은 잊지 못하는, 망각의 능력이 없는 한 남자가 있다.

『어제의 세계』는 한 번 본 것은 모두 완벽하게 기억해 내는 이치가와 고로라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의 시작은 미나즈키 다리에서 그 남자가 살해당한 사건부터다. m마을과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치가와 고로라는 사내가 한 다리위에서 날카로운 것에 찔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사람들 사이에는 무성한 소문이 나기 시작하고 얼마 후 먼 타지에서 한 여자가 나타나 살인사건을 조사하며 다닌다. 하지만 결국 그 여자도 얼마 후 사체로 발견된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와 m마을에 세워진 세 개의 탑의 비밀, 그리고 k시와의 갈등의 이유, 소설 전체의 분위기를 잡아주는 추적추적한 비 등 이 소설을 긴장감 있게 하는 장치는 매우 여러 가지다. 또한 온다 리쿠, 그녀만의 필치로 소설을 써내려가고 있어 색다른 소설의 세계로 빠져들고 싶은 독자라면 그 부분에 있어서는 실망하지 않을 만족할 듯하다. 하지만 범인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밝혀지고 꽉 짜인 짜임새를 원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온다 리쿠의 스타일이 그렇듯 늘 예상치 못한 반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이 소설의 말미가 반전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예상했던 결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뛰어난 묘사력과 이야기의 상상력, 신선한 내러티브 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그야말로 ‘온다리쿠 장르’소설이라고 일컬음을 받을 만하다.
 
<황정은 기자> chloe@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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