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 독서신문
  • 승인 2009.06.0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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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의 강이 두려운 당신에게
김혜남의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     © 독서신문

왜 하필 서른 살일까. 스무 살, 마흔 살, 쉰 살 등 많은 연령대가 있는데 왜 하필 서른 살에게 말하고 있을까. 친구와 함께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며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며 나온 결론은 “열 살에게 이야기하면 어린이 책으로 분류가 될 것이고 스무 살에게 이야기하기엔 이제 막 대입을 끝내고 캠퍼스에서 자유를 만끽하고 있을 그들과 인생의 담론을 나누기엔 뭔가 부족한 듯 하고, 마흔 살에게 이야기하고자 했더니 장년층을 위한 책들이 많이 있고… 그래서 결국은 서른 살이구나”였다. 그렇게 말하며 서로를 보고 각자 어이없이 웃었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더라도 서른은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필시 뭔가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는 나이인 것은 분명하다. 사람들이 보통 키덜트(kidult)라고 하던가. 몸은 어른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도 자립을 하지 못해 어린이(kids)와 어른(adult)사이에서 방황하는 인생의 방랑자.

그러고 보니 내게도 대학을 갓 졸업하고 이젠 인생에 대해 무언가 책임을 지고 또 책임을 묻게 되는 위치가 된다는 사실이 두려워 세상에 선뜻 발을 내놓기 힘든 시절이 있었다. 그렇게 조심조심 돌다리 위로 한 걸음씩 옮기다보니 나는 벌써 이만큼이나 돌다리를 건너와 이제는 불안함을 저변에 깔아둔 채 불안에 대해 익숙하게 대처하면서 처음과는 다른 모습으로 성큼성큼 돌다리를 건너고 있다.

상처투성이다. 서른 살이라는 사람들.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데인 곳을 또 데인 사람도 있을 테고, 칼로 베인 곳을 더 깊숙이 베인 자도 있다. 그 상처에 대해 치료받은 사람도 있을 테고 치료받지 못해 오히려 덧난 사람도 있다. 혹은 안에서 고름이 더 크게 크게 자라고 있을지도.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은 이런 그들에게 따뜻하지만 중립적인 한마디를 건네며 서른 살의 강을 현명하게 건너라고 조언한다. 자기 연민에 빠져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비극적인 인물로 가장시키는 사람에게는 ‘자기의 연민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고 말하며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해 사회생활을 할 때 지장받는다고 말하는 이들에게는 ‘내성적인 성격을 굳이 고치려고 하지 말라’고 답한다. 또한 사랑하는 이를 변화시키거나 바람직한 길로 인도한다는 명목하에 그의 자존심을 짓이기는 충고는 하지 말라고 한다. 왜냐하면 상대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당신에게서 나오는 그를 향한 ‘사랑’이지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훈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쁜 감정을 가졌다고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그녀의 조언을 읽노라면 결국 우리가 힘든 이유는 내가 아닌 사회가 원하는 다른 모습으로 살고자 했기에 나타나는 부작용이 아닌가 싶다. 기쁨, 분노, 슬픔, 사랑 등 모든 감정은 착하고 나쁜 것 없이 극히 정상적이라는 그녀의 말처럼 우리는 그냥 우리의 모습을 지키고 살면, 그러면 된다.

< 황정은 기자> chloe@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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