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바람에서 길을 찾다
몽골바람에서 길을 찾다
  • 독서신문
  • 승인 2009.06.0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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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모르듯
한성호의 『몽골바람에서 길을 찾다』
▲     © 독서신문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줄여야 할 세 가지가 있다고 하더라. 집을 줄이고, 음식량을 줄이고 그리고 몸무게를 줄여야 한다는 말이었는데 그 당시 이것에 전적으로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이것들이 함축적으로 의미하고자 했던 것은 결국 욕심을 줄이라는 이야기일 거라는 생각이 들자 고개가 조금은 끄덕여졌다.

사람은 인생을 살다보면 무언가를 나누어 주기보다는 물질과 재산을 축적하고 모으는 데 더 급급하게 된다. 그래서 아마도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는 사람들에게 ‘기부 천사’라는 애칭을 붙여주면서 많은 칭찬과 찬사의 말을 아끼지 않는 것일 테다.

그렇다고 해서 욕심이란 것을 마냥 나쁘다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그 욕심이 없었다면 우리 조상들이 일궈놓은 지금의 한국도 없을 테고 자신을 계속 발전시키는 긍정적인 동기부여도 생기지 않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심이란 것이 늘 긍정적인 결과물만 내놓는 것은 아니기에 많은 인생의 선배들은 가끔 아무도 없는 자신만의 조용한 골방에 들어가 욕심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도록 권한다. 그렇게 되면 더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몽골에서 7년간 생활하고 고비사막 등 여러 곳을 다닌 저자 한성호씨가 자연 속에서 초원을 벗 삼아 자신의 자동차 푸르공을 타고 흡스골로 향하는 길인 1,400km의 고비사막과 항가이 산맥을 넘는 자전거 기행을 담은 이 에세이는 사람 냄새가 나는 작품이다.

처음 책장을 넘기고, 두 번째 책장을 넘기고 그렇게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이내 저자와 몽골의 자연, 그리고 독자가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책을 쓰는 집필가도 몽골의 자연이 주는 그 느낌에 젖어들고, 책을 읽는 독자도 저자가 보여주는 몽골의 모습에서 삶과 인생을 반추하며 자신을 되새김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인생에서 고비 사막을 만나지 않았다면 여전히 나는 방향을 상실한 채 수직적인 삶을 살아갔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고비’가 그에게 준 것은 단순한 어려움이 아닌 그것을 통해 삶과 자신을 더욱 단련시키고 강하게 할 수 있는 건강한 훈련임을 느낄 수 있다.

인생을 반추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도 여행사에서 일했던 경력을 암시하듯 한국인이 몽골에 대해 갖고 있는 일반적인 편견과 오해에 대해서도 그만의 필치로 풀어낸다.

많은 사람들이 몽골인이라고 하면 유목민을 떠올리고 유목민이라고 하면 자유롭게 어디든지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는데 한성호 씨는 “유목민은 절대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도시생활보다 더 치열하게 사는 삶이 유목민의 삶이라고 설명하면서 진정한 자유란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유목민을 보며 깨달은 그의 생각들을 진지하게 설파한다.

< 황정은 기자> chloe@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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