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경제학
불황의 경제학
  • 독서신문
  • 승인 2009.06.0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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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자의 “불황은 계속된다”
폴 크루그먼의 『불황의 경제학』
▲ 불황의 경제학     © 독서신문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안경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갑자기 너무 많은 일들이 터지기 시작해 하루에도 몇 번씩 심장 관리를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미래를 볼 수 있는 안경만 있다면 벌어질 일을 막을 수는 없더라도 마음의 준비는 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요즘 정치, 경제, 외교, 보건 등 모든 상황이 엉망이다. 전직대통령의 자살로 사람들이 충격에 휩싸여 끝없는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도발의 끝이 어디인지 보여줬다. 그에 힘입어 경기 회복은 물 건너 간 듯 보이고, 전 세계를 덮치고 있는 신종 바이러스의 기세는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막말을 늘어놓는 사람들도 늘었다. 과거의 잘잘못을 들추며 “이 모든 것은 다 네 책임이다”라고 마치 자신은 아무 잘못도 없는 것처럼 선량한 사람인 척 하는가 하면 사람의 죽음 앞에서 단지 단어 사용이 잘못됐다는 문제로 죽은 사람을 두 번 죽이는 거침없는 악담을 퍼붓는 사람도 있다.

앞으로 정국의 향방은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지금 당장 모든 일이 해결돼 다 잘 되진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그 원인을 정확하게 간파하지 않고 남의 탓만 하거나 본질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절대로 이 상황을 바꿀 순 없다. 또한 단순히 추상적인 낙관론으로도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없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는 이 책을 통해서 불황의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과 같이 근거 없이 경제 낙관론을 발표하는 인물들에 우려감을 나타낸다. 실제로 미국 크라이슬러 사가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갔고, 실업자 수 역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폴 크루그먼 교수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현상만 살펴 ‘곧 다 잘 될 거야’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그 일이 왜 일어났는지를 따지는 데 주안점을 뒀다. 예를 들어 ‘어떻게 이런 경제 재앙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어떻게 해야 피해를 입은 나라들이 회복할 수 있었는지’, 나아가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 등이다.

교수는 다른 경제서와 달리 조금 더 쉽게 독자들에게 다가가고자 노력했다지만 역시나 경제에 문외한인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이야기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명민하게 고민하고, 생각의 결론이 이끄는 곳으로 따라가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우리는 필요한 이해를 얻지 못할 것이다”라는 교수의 말.

비단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사회에 오랫동안 잠식해온 문제들에 대해서도 명민하게 고민하고 의지력을 갖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우리는 경제 불황뿐 아니라 사회 불황에서도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다. 
 
<강인해 기자> toward2030@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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