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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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신문
  • 승인 2009.05.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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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간섭이 이끌어 내는 현명한 선택
리처드 탈러·캐스 선스타인의 『넛지』
▲     © 독서신문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자유와 개입의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촛불집회, 용산 참사, 미디어법 등 정부와 국민이 생각하는 자유의 간극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한 사법부의 수장은 촛불집회 관련 재판에 개입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고, 최근 촛불 집회 1주년을 맞아 벌어진 도심 집회에는 공권력이 투입돼 무려 100여 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언론 역시 정부를 상대로 언론 탄압 중지를 외치며 시위한지 오래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본다면 국민은 지나친 개입에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고, 정부는 개개인의 불완전한 선택을 염려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두 가지 가치의 충돌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도 항상 그래왔다. 그렇다면 개입과 자유. 과연 이 두 가치의 중도(中道)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 책의 제목인 ‘넛지(nudge)’는 행동경제학자들이 고안해낸 이론으로 ‘팔꿈치로 쿡쿡 찌르다’는 자유주의적인 개입, 혹은 간섭이다. 즉, 사람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부드럽게 유도하되, 선택의 자유는 여전히 개인에게 열려있는 상태를 말한다. 아무래도 우리는 모순처럼 들리는 이 두 가치를 조화롭게 결합한 ‘넛지(nudge)’에서 중도(中道)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일상의 예를 많이 들었다. 대표적으로 암스테르담 공항에서는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여놓는 아이디어만으로 소변기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변량을 80%나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하라는 경고의 말이나 파리를 겨냥하라는 강요도 없이 공항은 목적달성을 한 것이다.

또는 미국의 시카고 레이크 쇼어 도로는 장엄한 스카이라인을 만끽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경치 좋은 도심 도로 중 하나다. 하지만 s자 커브가 연달아 이어져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당국은 커브가 시작되는 지점에 하얀 선을 그렸다. 속도를 늦추게 하는 시각적인 신호를 만든 것이다.

두 예에서 보이듯이 그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훌륭한 결과가 나왔다. 파리 스티커를 붙이고 하얀 선을 그린 ‘선택 설계자(a choice architect)’들은 약간의 맥락에 변화를 주어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넛지(nudge)’는 정책적 개입이 사람들의 행동을 규제하거나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변화를 통해 사람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인간은 항상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힘든 존재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사람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정책의 고안이 필요하다. 미국의 오바마와 영국의 보수당 당수 데이비드 카메론은 ‘넛지(nudge)’를 활용한 정책을 수용하면서 신뢰도를 높였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 설계자’들도 ‘넛지(nudge)’를 통해 지금의 혼란을 부드럽게 풀어나가면 어떨까? 
 
/ 강인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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