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계 불황시대, 인터넷 서점을 분석한다.
서점계 불황시대, 인터넷 서점을 분석한다.
  • 관리자
  • 승인 200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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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턴가 한국의 국민들은 너도나도 “힘들다. 먹고 살기가 힘들다”라는 말을 내뱉고 있다. 이는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국민들의 허리띠가 날이 갈수록 압박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와 같은 불경기의 영향은 한국의 서점계도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 개점 이래 23년간 지속적인 신장세를 기록했던 국내 최대 서점의 광화문 영업점은 개점 이래 처음으로 신장세가 꺾였고, 서울 시내에서는 매달 열 개 이상의 서점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문화관광부 발표에 따르면 2004년 전국의 서점수는 3600여개나 되지만 이는 문구 겸업 판매 서점을 포함시킨 것이고, 실제로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자료에 의하면 전국 서점수는 지난 97년 5,407개에서 외환 위기를 거치면서 2000년 3,357개, 2001년 2,646개, 2002년 2,328개, 2004년 2,205개로 몇 년 사이 반 이상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불황은 어쩔 수 없는 시류일 뿐, 서점가의 운명을 반 토막 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유비쿼터스(ubiqitous)시대를 맞이하여 인터넷은 이미 대중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고, 이에 질세라 인터넷 서점의 활약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환경의 변화에 동참한 인터넷 서점

 한국 출판계의 총체적인 경기악화를 뒤로하고, 인터넷 서점은 이용률의 대폭 상승이라는 기록을 나타내고 있다. 전체 도서 판매 시장 가운데 인터넷 서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몇 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예측할 수 없었던 치수이다.

 인터넷 서점의 이용률 증가는 무엇보다 환경과 세대의 변화가 만든 사건이다. 컴퓨터가 발전했고 버튼 하나를 클릭 함으로써 모든 일처리가 가능한 시대에 사람들은 굳이 힘을 쏟고 움직여서 무언가를 얻을 필요가 없었다.

 특히 전자북 시대가 열리면서 독자들은 서점에 불편하게 앉아서 책을 고를 필요 없이 모니터 앞에 앉아서 엔터(enter) 키만 치면 책장을 넘길 수 있었고 다양한 책을 선택할 수 있었다. 물론 즉석에서 책을 소유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 시대의 독자들은 버튼 하나로 책을 구입하고 집에서 편안하게 기다리는 여유를 택했다.

 ■문학관련 도서 인기

 과연 인터넷 서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도서는 무엇일까?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하는 도서는 ‘문학 관련 도서’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성인의 경우 ‘문학 관련 도서’ 다음으로 ‘실용 도서’와 ‘교양 도서’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학생의 경우는 ‘문학 관련 도서’ 다음으로 ‘학습참고서’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학생과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 인터넷 서점의 미래 밝아…

 인터넷 서점의 이용률을 성별, 연령별, 학력별, 거주지 규모별로 알아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많고 젊을수록 이용률이 높다. 또한 고졸과 대재이상이 이용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도시 사람들이 시골 사람들보다 많이 이용한다.

 특히 학생들의 이용률이 눈에 띄는데, 학생들의 경우 26.2%로 성인 이용률 22.4%에 앞선다. 이는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중?고등학생들이 인터넷 서점을 애용하고 있다는 증거로 앞으로 인터넷 서점의 이용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보여준다.

 또한 학생들의 인터넷 서점 이용률이 익숙한 인터넷 사용과 연관관계가 있음을 감안할 때,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 저학력자, 시골 거주자등도 인터넷의 활발한 보급만 이루어진다면 인터넷 서점의 주(主)고객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서점 분석에 이어 한국 서점의 대표주자인 교보문고에 김성룡 상무(온라인 사업 본부장)에게 인터넷 서점에 관한 서면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가 생각하는 인터넷 서점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전문가가 이야기하는 인터넷 서점의 이모저모를 정리했다.

▲ 교보문고 김성룡 상무

q. 정보통신이 발전하면서 ‘책도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는 시대가 도래 하였는데, 전문가로서 정의하는 인터넷 서점의 의의는?
 

 a. 인터넷 서점의 등장은 여러 가지 면에서 기존 서점의 개념을 변화시켰다. 사이버 공간에 수십만 권의 도서 종수를 보유하게 되었고 고객이 책을 선택하는 기준을 바꾸었다. 가장 큰 의의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독자들 간의 커뮤니티가 형성되면서 독자서평과 상호간의 추천이 책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는 독자들을 단순한 수용자 입장에서 적극적인 컨텐츠 생산자로 자리매김 시켰다는 점이다.

 두 번째 의의는 독자들의 독서 활동을 db로 관리하면서 서점의 기능을 단순히 '책을 파는 곳'에서 책의 정보와 독서 이력을 관리하는 개인 서재 역할로 변화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교보문고는 평생회원 개념을 실현하고 있는데, 다시 말하면 고객의 정신적 성장과정을 인터넷서점의 db를 통해서 쉽게 알 수 있게 하였다.

 세 번째 의의는 독자들이 직접 매장까지 나가지 않더라도 몇 번의 검색과 클릭만으로 쉽게 원하는 책을 추천받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확대됨으로써 독서시장 자체가 활성화되었다는 점이다.
 

 q. 인터넷 서점의 장점과 단점?

 a. 인터넷서점의 유통 혁신으로 인하여 고객 입장에서는 원하는 책을 좀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외에도 도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여러 가지 섹션으로 획득할 수 있고, 검색을 통해서 주변 지식까지 확대할 수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의 경우 '웹진', '전문가 추천', '책시사회' 등 더욱 다양한 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하고 풍부한 선택 기준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전자상거래의 특성이긴 하지만, 편리한 주문과 배송시스템의 장점도 빼놓을 수 없겠다.

 단점은 아무래도 오프라인 서점에서 경험할 수 있는 직접 체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실물을 확인하거나, 직접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과 급하게 책이 필요한 경우에 배송에 소요되는 시간들을 감안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q. 그렇다면 인터넷 서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a. 책의 내용과 구성을 보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미리보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 수준이 높아지고 있어서 단순히 이미지 형태로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책장을 넘기듯 페이지를 넘길 수 있고, 확대 축소를 통해 세세한 부분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실제 책을 보듯 책 내용을 미리 볼 수 있다.

 그리고 책이 급히 필요한 독자들을 위해 수도권 당일배송 서비스인 '익스프레스 서비스'도 필요하다. 교보문고는 배송비를 부담하면 주문 당일 책을 받아볼 수 있게 하여 급히 책이 필요하지만 매장을 방문할 수 없는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q. 교보문고는 오프라인 서점과 온라인 서점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데, 두 서점의 운영방침은 어떻게 다른가? 또한 침체되어져 가는 오프라인 서점이 살아나갈 방향은 무엇인가?

 a. 교보문고의 비전은 '모든 사람이 역량을 키워 더 나은 세상을 만들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공통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하여 각 채널에 맞는 내용들을 개발해가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는 현재의 종이책 시장에 머물지 않고 디지털 컨텐츠, 더 나아가 지식문화 포털 사이트를 지향한다. 이는 형태만 다를 뿐 오프라인 서점이 지향하는 목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온라인 서점이 급성장을 하는 반면 오프라인 서점, 특히 소형 서점들의 침체가 심하다. 이는 서점뿐 아니라 유통업계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외국의 사례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독일은 소형서점들이 강력한 네트워크로 연결돼 대형 유통업체 못지않은 유통망과 시스템을 갖추면서 활력을 찾아가고 있다. 오프라인 서점도 고객의 니즈에 맞춰 차별적인 서비스를 개발, 제공한다면 충분히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q.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하는 독자들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유의사항은 무엇인가?

 a. 오프라인과는 다르게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는 고객의 반품 이유를 보면 도서상태 불량 보다는, 책 소개만 보고 구매했다 자신이 원하는 내용과 다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인터넷 서점에 등록되는 책 정보는 오프라인 매장보다 자세하고 많지만 잘못 받아들이면 원치 않는 책을 사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입할 정해놓은 책이 아니라면 목차와 책 정보, 자신과 비슷한 목적을 갖고 구입한 다른 독자들의 서평을 꼼꼼히 챙겨 보고 '미리보기'가 있는 경우 책의 구성까지 확인한 후에 구입하는 것이 좋다.

 

 q.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독자들의 인터넷 서점 이용을 고려할 때, 인터넷 교보문고가 다른 인터넷 서점과 차별성을 두고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a. 인터넷 교보문고는 현재 2010년까지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중이다. 교보문고는 디지털 정보 유통의 허브, 문화서비스업의 포털이 되고자 한다. 10년 후 인터넷 교보문고는 지식과 문화가 주요 상품이 될 것이다. 물론 교보문고의 중심인 책은 그때도 역시 중심에 놓이겠지만 그 형태는 다양하게 바뀔 것이다.

 

 q. 앞으로 인터넷 서점의 발전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는가?

 a. 우리나라의 pc가 대중화 시점을 90년대 초, 중반으로 본다면, 향후 10년 이후 사회의 중심세대는 어려서부터 인터넷과 더불어 성장한 세대들이 될 것이다. 여기에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it 기술을 생각한다면 인터넷과 모바일, 유비쿼터스 등 엄청난 생활 방식의 혁신이 이뤄질 것이다.

 현재도 전자상거래의 비중이 점점 확대되어 가고 있지만, 미래에는 더욱 그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인터넷 서점은 계속해서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과 사회 환경 변화 등에 발맞춰서 자기 모습을 혁신해가며 발전할 것이다.

 다만, 현재의 취약한 수익구조 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과 건전한 경쟁 환경 조성,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계획들을 누가 어떻게 잘 준비하는가에 따라서 각 인터넷서점의 발전여부는 결정될 것이다.

 

 q. 미래의 인터넷 서점의 모습(나아가야 할 방향, 추구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한마디…

 a. 미래의 인터넷서점은 차별적인 방안으로 디지털 시대의 독자의 니즈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시장 진입기의 가격경쟁에서 벗어나서 실질적인 가치경쟁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현재 몇몇 인터넷서점에서는 무차별적인 종합 쇼핑몰 흉내를 내는 경우가 있는데, 독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인터넷서점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풍부한 컨텐츠와 독자 커뮤니티일 것이다. 가격, 배송 등 본원적인 서비스에 충실할 것은 기본이겠고, 독자들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추구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

 

 q. 마지막으로 서점 문화의 리더인 교보문고를 대표하여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a. 교보문고는 원대한 꿈이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 드렸듯이 모든 사람이 교보문고를 통해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보다 나은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 이것이 교보문고가 추구하는 비전입니다.

 지난 25년간 교보문고가 문화기업의 선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책과 문화를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문화강국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주역이신 독자 여러분과 더불어 교보문고가 함께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길 바랍니다.

김성룡 상무는 1953년 출생하였고,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여 1981년도에 교보문고에 입사, 1994년 교보문고 이사를 거쳐 현재 온라인사업본부장과 b2b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독서신문 1390호 [2005.10.16]                                방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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