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탯줄’ 진주남강과 피천득 선생
‘마음의 탯줄’ 진주남강과 피천득 선생
  • 독서신문
  • 승인 2009.04.15 1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목일 사단법인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 정목일 사단법인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 독서신문
 누군가 나를 물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진주 남강 근처에서 태어났으니 물은 물이다. 남강과 진주성을 내 얼굴 들여다보듯 보면서 성장한 곳이기에 ‘남강은 마음의 탯줄이다’라고 내 글에서도 밝혔는데 첫 수필집도 ‘남강 부근의 겨울 나무’이다. 어디에 있건 내 마음에는 늘 남강이 흐르고 있다.

 여러 가지 부족한 사람이 한국수필가협회의 장을 맡게 되어 아직은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대표자의 입장으로 수필문단에 대한 여러 질문에 답하는 입장이 되곤 하는데, 완벽하게 객관적일 수 없고 주관적인 견해가 있다는 것에 이해를 구하고 싶다.

 나에게는 한동안 최초 수필 등단자라는 별칭이 따라다녔다. 수필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높지 않았던 1975년 ‘월간문학’ 1976년 ‘현대문학’을 통해 수필 부문 최초의 등단자가 되었는데, 수필 이론이나 정의에 대해서도 잘 몰라 답답했다. 당시에 수필에 대한 편견과 푸대접이 심해 수필을 계속 쓸 것인가, 소설로 전향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혼돈을 겪기도 했다.
 
 그런데도 수필문단의 공식적인 첫 데뷔자라는 점 때문에 관심과 발표 기회를 비교적 많이 가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영향을 받은 작가는 없지만 피천득 선생의 작품을 좋아하여 스승으로 알고 그 분의 아름답고 완벽한 문장을 배우고자 했다.
 
▲ 2(사)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이취임식 장면     © 독서신문

 피천득 선생이 돌아가시고 나는 늘 그분을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우연인지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을 맡고보니 협회에서는 얼마 전부터 피천득 기념관에서 정기 낭독회를 하고 있어 반갑기도 했다. 이 또한 인연 아닌가.
 
 지금까지 지방에 거주하면서 소외와 단절 속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다만 70년대 중반에 수필문학의 중흥 조짐이 일기 시작하고, 신인으로 첫 출발한 상태이기에 《월간문학》 출신의 수필가들과 뜻을 맞춰 우리나라 처음으로 등단 수필가만으로 구성된 ‘대표에세이’를 구성하였고, 《현대문학》지에 추천을 받은 수필가들로 ‘현대문학수필 작가회’를 결성하여 활동한 일이 보람이었다.
 
 내게  고무적인 계기를 주었던 것은 ‘수필문우회’ 창립 회원으로 활동하면서다.  원로 및 유명 수필가들의 작품과 삶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이 큰 복이었다고 생각한다. 동인활동을 전개하면서 변방과 고립무원의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했고, 작품 쓰기에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견지해 왔을 뿐인데 의외로 나를 중심적 대상으로 보아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 서울 송파문학회 정기세미나 후(오른쪽에서 세번째)     © 독서신문

 한국문인협회에 가입된 수필가만도 2천 2백여 명에 이르며, 현재 시인 다음의 수효를 차지하고 있으나, 수필에 대한 편견과 푸대접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앞으로 수필에 대한 위상 제고와 함께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또한 ‘수필의 날’(7월 15일) 행사를 범 수필 문단적으로 개최하여 수필문단의 단합과 권익옹호를 도모할 생각이다.

 수필의 양적 팽창에 비해 질적 향상이 안 되고 있는 게 수필문단의 고민이며 평가이기에 백 편의 수필보다 한 편의 좋은 수필이 아쉬운 때다.

 우리 수필가들의 수필작품 중에서 베스트셀러가 나와야 한다는 것은 모두의 바램이다. 수필이 아무나 쓸 수 있는 대수롭지 않는 문학 장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더욱 노력해야 한다.  수필의 풍요라는 긍정적인 면만 쫓지 말고, 거품을 거두어내고 내실을 다져나가야 한다.
 

정목일 이사장 약력
진주출생.
경남신문 편집국장 퇴임.
대표에세이 초대회장.
경남수필문학회 초대회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위원장 2회
대표에세이문학상 자문위원
계간 선수필 발행인
e-수필 발행인
저서 : 『한국의 영혼』, 『실크로드』, 『대금산조』, 『심금』 외 10여권
수상 : 동포문학상. gs문학상. 현대수필상. 외 다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