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따라 떠나는 길(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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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 가득한 날 예당저수지로 가는 길에는 싱그러운 초록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새로운 계절이 몸을 열고 호수 가득히 담겨져 오면 어느덧 황금나무가 보이는 어죽집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예당저수지는 예산군의 대흥면 등 4개면에 걸쳐 있는 저수지로 무한천 상류에 축조되었으며, 신양천 등의 소지류들이 무한천과 합류해 대규모의 호수를 이룬다. 1929년 조선농지개발사업의 하나로 착공되었으나 8·15 해방 후 잠시 중단되었다가 예당수리조합 주관하에 다시 착공되어 1964년에 완공되었는데 단일저수지로는 국내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예당저수지에 오면 숱한 강태공들이 낚시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누군가 예당저수지를 ‘낚시꾼 훈련소’라고 말하는데 그만큼 물고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붕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데 덕분에 예당저수지 주변의 음식점에서는 중어찜과 어죽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예당저수지에는 조각공원, 의좋은 형제 공원 등이 조성되어있다. 정자에서 저수지를 보면 호수라는 생각보다 바다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황금나무는 어죽집 앞에 자리 잡고 있는데 겨울에는 뿌리를 감추고 있다가 여름에는 무릎까지 물을 담는다. 아름다운 일출이 내리는 날, 호흡을 멈출 정도로 아름다운 세상이 우리를 기다린다.
/ 이병헌 임성중 교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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