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자의 독서와 경제]책을 읽고 경제를 읽다
[황기자의 독서와 경제]책을 읽고 경제를 읽다
  • 독서신문
  • 승인 2009.03.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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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중 ‘읽다’라는 단어는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총 다섯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 음대로 소리 내어 말로써 나타내다’, ‘글에 담긴 뜻을 헤아려 알다’, ‘경전 따위를 소리 내어 외다’, ‘작가의 작품을 보다’, ‘그림이나 소리 따위가 전하는 내용이나 뜻을 헤아려 알다’라는 의미가 바로 그것이다.

사람은 저마다 다르게 ‘책을 읽고’있을 것이다. 김 아무개씨는 그야말로 책의 자음과 모음을 하나하나 내리 읽을 것이고, 박 아무개씨는 책의 문장이 주는 의미를 파악하며 읽을 것이며, 이 아무개씨는 문장 사이의 행간을 파악하며 작가의 사상과 의도, 그리고 시대적 배경을 헤아리며 읽고 있을 것이다.

이 중 가장 바람직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사람은 이 아무개씨로서 그가 문장을 파생적으로 응용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던 것은 다독(多讀)과 정독(正讀)의 경험이 체내에 켜켜이 쌓였기 때문이다.

박연식씨의 『전방향 독서법과 독서치료』라는 책을 보면 독서법을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한다. 먼저 내면으로 향하는 ‘거울과 같은 독서’. 이것은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것으로 자아를 탐구하며 정체성을 찾게 한다. 다음은 ‘나침반과 같은 독서’로 나침반처럼 인생의 방향을 알려준다. 앞을 향해 달려 나가며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시계와 같은 독서’, 쉼을 위한 ‘소파와 같은 독서’가 그 나머지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 모든 것은 독서를 인생의 동반자로서 소개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 독서법은 경제활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의 경제현상을 거울로 돌아보고, 나침반으로 갈 방향을 찾으며, 앞을 향해 달려 나가는 경제.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모든 사람이 보다 풍요롭게 쉴 수 있도록 돕는다.

사람이 살면서 정신적으로는 독서가 인생의 동반자라면 물질적인 면에서는 화폐, 시장, 소비 등의 경제활동이 인생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책을 읽는 것과 같이 경제도 읽어야 한다. 단순히 신문의 경제면을 자음과 모음을 따라 읽는 것이 아니라 경제현상을 정독할 필요가 있다.

국민 스스로가 경제를 정독하고 헤아려야 하는 이유는, 크게는 헌법전문에 나와 있는 것처럼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기’위함이고 작게는 이곳이 ‘에덴동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모든 자원이 풍부한 유토피아를 일컫는 에덴동산에서는 자원의 희소성을 비교해가며 선택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한 가지를 선택하면 다른 한 가지는 포기해야 하고 모든 것을 다 소유할 수 없다.

독서와 경제. 이 두 가지는 몸의 안과 밖에서 필연적으로 육체와 동행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다. 책을 읽는 사람은 경제를 읽을 수 있다. 문장의 행간을 헤아리는 사람은 돈과 돈사이의 현상도 헤아릴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한 사람은 정신과 물질의 근본을 모두 소유했으니 가장 큰 재벌가가 되는 셈일 테다.

<황정은 기자> chloe@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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