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소설’은 오늘도 찬란한 반란을 꿈꾼다
‘로맨스 소설’은 오늘도 찬란한 반란을 꿈꾼다
  • 관리자
  • 승인 200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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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여름은 ‘삼순이 열풍’으로 떠들썩했다. 올해 최고의 인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은 전국의 안방극장을 장악했고, 이에 힘입어 드라마의 원작인 『내 이름은 김삼순』(지수현, 눈과마음)이 뒤늦게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로맨스 소설이 국내 출판시장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기 때문에, 이는 로맨스 소설 시장에 의미 있는 일이었다.

인터넷 영향 두터운 매니아층 형성

로맨스 소설이 지금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하지만, 그 시작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로맨스 소설은 외국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한 할리퀸 로맨스로 시작되었는데 한 동안 존재감과 인식이 미미했다. 그러다가 인터넷의 영향으로 한국 정서에 맞는 한국 로맨스 소설이 발간되기 시작하면서 로맨스 소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인터넷의 영향으로 로맨스 소설의 출간 부수와 판매 부수가 증가했고, 로맨스 소설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전자북도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두터운 매니아 층도 형성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인터넷이라는 사이버공간에서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소설을 공유하는 것에 그쳤었는데, 점차 자신들이 직접 쓴 작품을 공유하는 것으로까지 발전했다.

 이러한 발전은 로맨스 소설을 즐기는 독자들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했고, 작가들도 대거 등장하게 되었으며, 로맨스 소설 사이트에서 연재되었던 작품을 책으로 만들어내는 새로운 형태의 출간 문화로까지 이어졌다.

20여 군데 출판사에서 출판 중

지금 현재 20여 군데의 출판사에서 로맨스 소설을 출판하고 있다. 대부분 장르 출판사에서 출판하고 있지만, 요즘은 북박스나 시공사 같은 대형 출판사에서도 로맨스 소설을 출판하고 있다. 순수하게 로맨스 소설만 출판하는 출판사는 신영미디어뿐이다.

로맨스 소설은 서점과 대여점 두 곳으로 유통되는데, 주로 도서대여점으로 유통된다. 그래서 로맨스 소설 시장은 대여점 시장과 맞물려있다고 볼 수 있다. 대형서점에서 로맨스 소설 코너는 구석진 자리에 아주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고, 도서관에서는 로맨스 소설을 거의 다루지 않는다.

로맨스 소설 시장은 매우 협소하지만 독자들의 장르 충성도가 유난히 높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분야로 뻗어갈 여지가 많다.

그래서 아직까지 대부분의 독자들이 로맨스 소설은 사보는 것보다 빌려서 보는 책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로맨스 소설을 출판하는 출판사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차 영상물로 저변확대 총력

 요즘 로맨스 소설은 인쇄매체에서 그치지 않고, 영상물로 제작되는 등 2차적 저작물로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내 이름은 김삼순>, <열여덟 스물아홉>, <단팥빵>, <불새>, <백설 공주>는 모두 로맨스 소설을 드라마로 제작한 것인데, 모두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좋은 결과를 얻었다.

한국 사회에서 로맨스 소설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신데렐라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뻔한 구조와 뻔한 결말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마를 통해서 요즘 로맨스 소설의 소재는 신선하고 다양하다는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고, 덕분에 사람들의 인식변화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요즘 로맨스 소설을 만드는 출판사들은 로맨스 소설을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물로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책을 기획하는 과정에서부터 영상물로 만들 것을 염두 하여 책을 제작하고, 책이 출판 된 후에는 책의 내용을 정리해서 방송국의 드라마 제작국, 프로덕션, 영화제작사에 보내는 등 적극적인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마케팅비를 영상물 제작을 위한 과정에 집중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로맨스 소설이 영상물로 제작되면 경제적 효과가 크다.

또한 한류열풍에 힘입어 로맨스 소설은 중국, 대만, 태국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 국내에선 천부 단위로 초판 되지만, 해외에선 초판이 만부정도라고 하니 국내 시장과 규모의 차이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로맨스 소설은 한국 출판시장의 귀퉁이에서부터 시작하였는데, 조용하고 차분하게 노력한 결과 지금의 자리를 만들게 되었다. 비록 출판시장에서 로맨스 소설의 자리는 크지 않지만, 그 자리는 어느 누구의 도움과 지원 없이 그들 스스로 만들어내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하다.

그들은 이제 좁은 국내시장으로부터 눈을 돌려, 해외의 출판시장과 영상매체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그들은 아마 새로운 시장에서도 자신들만의 견고한 자리 하나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오늘도 아무런 편견 없이 로맨스 소설이 인정받고 성공하는 찬란한 순간을 꿈꾸며 묵묵히 준비하고 있다.

 

독서신문 1390호 [2005.10.16]                                   송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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