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연합 독서토론 동아리 『사암(思岩) 』
대학생연합 독서토론 동아리 『사암(思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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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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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다은의 독사⑧

김다은의 독사 8: 막상 책을 읽고 싶은데, 책 선정에서부터 독서과정 자체가 캄캄한 경우가 있다. 김다은의 독사는 이미 책 읽는 재미와 방법을 터득하고 있는 다양한 독서모임을 소개하여, 새로운 독사문화의 길잡이가 되고자 만들어진 칼럼이다. 


▲ 독서토론 장면

대학생연합 독서토론 동아리
   <사암>은 생각하는 돌이라는 뜻이다. 애초에 영어토론 동아리로 출발했기 때문에 영어이름 t.s.s(thingking stone's society)를 가지고 있다. 1965년 영어토론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암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더구나 언어적 의사소통의 문제점이 대학생이 추구하는 사회과학의 인식과 아카데미즘을 방해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영어토론의 비효율성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면서, 결국 90년대에 이르러 영어토론 포기와 함께 독서토론모임으로 그 기능을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요즈음 사암은 아카데미즘과 멤버십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회원은 서로 다른 대학의 학생들이지만, 모임에 들어온 이유는 제각기 다르다. 책을 읽을 기회를 찾아서 들어온 사람, 토론하는 것이 좋아서 들어온 사람, 친구를 찾아서 들어온 사람, 예전에 사암을 했던 누나나 형 혹은 아버지의 권유로 들어온 사람 등.
 하지만 일단 들어와서 함께 활동을 하다보면 공통적으로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고, 사람을 좋아하게 되고, 자기의 가치관을 확인하게 되고, 상대를 이해하는 각자의 그릇이 더 커지게 된다고 한다.
  사암의 끈끈한 멤버쉽과 관련해서 한 일화를 소개하면, 올해 4월 동아리에 문을 두드린 06학번 이 진기 군은 공대생이다. 과거에는 이공계열 선배들이 꽤 많았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동아리에는 이공계출신이 드물었다. 진기 학생이 어떤 경로로 모임에 들어왔는지 모두 궁금해 했지만 몇 주가 지나도록 당사자는 별 언급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진기 학생이 집전화로 어느 선배에게 전화를 했을 때, ‘79학번 이필성 선배’라고 표시가 나타났다. 진기 학생의 아버지가 대학생 시절 t.s.s(사암)에서 활동했던 것이다. 진기 학생의 어머니 역시 사암의 회원이었고, 고3인 여동생 역시 이 모임의 미래회원으로 관심이 많다고 한다. 41년의 전통 속에서 사암 가족이 형성된 셈이다.

 독서토론과 멤버쉽의 장
  현재 사암을 이끌고 가는 회장은 숙명여대 경영학과 엄 민영 씨이다. 부회장은 성균관대경제학과 김 준용, 회원은 정 세영(성균관대 경제05), 허 진화(이화여대 행정05), 윤 가혜(성균과대 러시아어문05), 옥 성(한국외대 영어영문05), 김 종섭(성균관대 경제05), 박 형우(성균관대 경제05), 안 미화(성신여대 심리06), 이 수현(이화여대 경영06), 구 소영(이화여대 인문06), 김 미래(이화여대 인문06), 이 진기(국민대 컴퓨터공학 06), 김 주희(이화여대 인문 06), 이 슬아(고려대 심리 04), 서 자림(숙명여대 약학04), 이 다연(중앙대 심리04), 김 소라(연세대 법학04), 이 샛별(이화여대 중어중문04), 최 낙현(성균관대 경제04), 이샘(이화여대 중어중문04), 최 가현(숙명여대 중어중문04) 등이다.
  사암의 운영위원은 2학년 10여명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회원은 1학년 신입생 10여명 정도이다. 독서 토론도 중요하지만 멤버쉽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회원은 각부에서 활동하면서 인간관계를 향상시킨다. 활동 부서는 기획부, 학술부, 편집부가 있다.
 기획부는 동아리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를 진행하고, 선후배의 멤버십을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학술부는 사회자 모임에서 발제를 잡을 때나 정기모임에서 토론을 진행할 때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학술적인 지원을 한다. 또 편집부는 회지 ‘생돌’(생각하는 돌의 줄임)에 토론 내용, 토론 때 다하지 못한 이야기, 자유 기고 등을 싣는 작업을 맡고 있다.

▲ 체육대회를 마치고

활발한 독서활동을 벌이는 사암
  독서 모임이 만들어지고 나서 현재까지 읽은 책의 대략 권수는 셀 수 없다. 특정 커리큘럼에 따라 정해진 책을 읽는 것은 아니다. 책 선정은 운영위원들이 정하는데, 매 학기마다 운영위원(2학년)들이 토론하고 싶은 책을 가져와서 함께 선정한다. 또한 선배들이 매학기에 추천해준 4권의 책을 포함시킨다.
 이렇게 책이 선정되면 학술부와 발제자가 먼저 책을 읽고, 토론이 될 만한 부분의 범위를 정한다. 매 주 두 번의 모임이 있는데, 목요일의 사회자 모임에서는 발제를 잡고, 토요일 정기모임에서는 토론을 하는 방식이다. 동아리 행사가 있는 주를 제외하고는 매 주 한권씩 책을 읽고 있다.
  <사암>에서 읽는 책은 주로 인문사회 과학 서적들이다.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삶이냐>, 장 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사회>, 파울로 프레이리의 <페다고지>, 앙리 르페브르의 <현대세계의 일상성>,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카프카의 <변신>, 안드리오 네그리의 <전복적 스피노자> 등. 소설, 철학서 등 예전부터 양서라고 들어왔지만 혼자서 쉽게 읽을 수 없는 책들을 함께 읽고 토론한다. 
  가령, 2006년 5월 13일에는 <현대세계의 일상성>을 읽고 토론했다. 정 세영 씨와 허 진화 씨의 사회로 토론이 진행되었는데, 쟁점은 ‘기의의 확장과 현대사회의 언어의 권력화’였다. 소비 사회가 진행될수록 광고나 언어표현의 권력화로 기표에 대한 기의가 확장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광고를 보면서 제품의 질보다는 메타언어에 의해 휩쓸리거나 주체적인 판단을 잃는다.
 기표와 기의의 일치성에 대해 열띤 토론이 있었는데, 김 준용 씨는 “언어가 의사소통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는 기표와 기의가 정해져 있어야겠지만, 이것을 사회에 접목시킬 때는 그것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기존의 기의만을 유지하거나 보수하는 입장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새로운 것을 무시하게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생각하는 돌의 기능 수행하는 사암
  <사암>은 말 그대로 생각하는 돌의 기능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즉 돌처럼 딱딱하고 굳어있는 사고가 아니라, 책을 읽고 토론함으로써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돌이 되는 것이다. 회장 엄민영 씨는 “독서를 통해 책 읽는 기술과 속도를 늘이는 것 외에, 스스로 사고하고 비판하는 능력을 기르고 이를 통해 타인의 생각까지 이해할 수 있는 포용력을 지니게 해준다는 점에서, 사암은 적극 추천할만한 대학생 연합 독서토론 모임”이라고 말한다.
 이 모임에 원하는 대학생은 매 학기 정기 모집 때 등록하면 된다고 한다. 단 매년 신입생만이 가입이 가능하다. 인터넷 네이버 등에서 ‘사암’을 치면 동아리 웹주소가 나온다. 웹에서 ‘처음 오신 분’을 눌러 기획부 연락처로 연락을 하면 모임에 참여 할 수 있다. 책읽기를 좋아하고 친구와 토론을 하고 싶은 사람은 언제나 대환영이라 한다.

▲ 김다은(추계예술대 교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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