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대로 살기
상식대로 살기
  • 김성현
  • 승인 2009.03.21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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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현 목사     ©독서신문
'상식'은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가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상식적이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대부분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 상식이라는 말이 요즘처럼 낯설게 대우받은 시기도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각기 입장에 따라 상식이 바뀌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하듯이 상식도 자기 입맛에 맞게 해석하고 적용하니 말이다.

법(法)은 물 수(水) 변에 갈 거(去)로 이뤄진 글자다. 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치를 담고 있어 모두 상식이라고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상식을 어기는 것은 법을 어기는 것과 같은 맥락이 된다. 하지만 최근의 모습을 보면 각기 독립적인 재판소의 역할을 해야 할 판사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넣었던 대법관은 자리를 버티고 있고, 이를 비판하는 것을 사법부 흔들기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면 법을 아는 건지, 상식은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 자기 논에 물대기식의 해석과 적용은 여러 상식인의 마음에 상처를 준다.

공교육도 상식에 기반한다. 특정한 분포의 대상을 위한 교육이어서도 안되고, 특정한 업체의 이익에 충실해서도 안된다. 특정 이념에 충실한 것도 안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중요한 직책을 맡은 이들의 일방적 태도가 교육현장에 바로 적용되는 것을 보노라면 상식이 있는 분들인지 의심스럽다. 게다가 행정과 법 마저도 무시하는 듯한 교육계 인사들의 눈살 찌푸려지게 하는 행위는 교육을 바라보는 국민들을 힘들게 한다.

역사교과서 재선정 문제로 시끄러웠던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인정교과서를 일방적으로 교육청에서 지정하여 각 학교현장에 내려보내려는 일이 벌어졌다. 형식은 각 학교에서 선정하여 신청하는 것이었지만 내용상으로는 교육청에서 정한 인정교과서를 각 학교에게 떠맡긴 것이다. 비용도 교육청이 학교에 내려보내고, 학교가 구입하는 형태였지만 내용상으로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의심을 살만하고 부당한 압력으로 느낄만한 일을 하고서도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이 없는 이들에게 교육행정을 맡기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상식대로만 살아도 세상사에 어려움이 없는 게 정상적인 것이 아닐까. 상식대로만 살면 법없어도 산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자연스럽게, 모나지 않게,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을 바라는 것이 그저 꿈에서만 가능한 것이라면 너무 암담하지 않은가.

 

/ 김성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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