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한류 어떻게 될 것인가
출판한류 어떻게 될 것인가
  • 관리자
  • 승인 200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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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과 몇 년 전까지 한국의 젊은이들은 홍콩영화와 배우들, 일본음악과 가수들에 열광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어 아시아 전역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으로 인해 한국의 다양한 문화상품들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최근 한국 출판업계에서도 한류열풍에 힘입어 해외시장으로 수출되는 상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비록 지금은 시작 단계라 섣부른 전망을 할 수는 없지만, 한류열풍은 출판업에서도 마케팅적으로 큰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출판관계자들의 기대는 매우 높다.
 

출판계에 불기 시작한 한류열풍  

  출판계에 한류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01년이다. 한국의 멜로소설들이 대만으로 수출되어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것이다. 시작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를 소설로 재구성한『가을동화』다.

 저작권을 수출한 생각의나무 출판사에 따르면, 이 책은 대만에서 10만부, 중국에서 5만부가량이 판매되었다. 또한 대만과 중국 등지에 ‘김하인 열풍’이 불면서 국내 베스트셀러였던『국화꽃 향기』가 중국에서 40만부 가량 판매되었다.
 

  2005년에는 출판계의 해외 진출이 더욱 활발해졌다. 드라마소설 『풀하우스』,『파리의 연인』,『내 이름은 김삼순』이 중국에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 10위 권 안에 드는 등 큰 인기를 모으고 있고, 귀여니(본명 이윤세)의 로맨스 소설 『아웃 싸이더』가 일본, 중국, 대만, 태국에서 출간되었는데 총 수출액이 12만 달러에 이를 뿐만 아니라, 중국 젊은이들은  귀여니를 ‘커아이타오(可愛淘)’라 부르며 열광하고 있다. 또한 드라마 <대장금>열풍으로 인해 소설『대장금』이 대만과 홍콩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외진출은 드라마 소설이나 인터넷 소설에서 그치지 않았다. 아동관련 도서들은 다양한 삽화와 완성도 높은 내용으로 중국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내고 있는데, 특히 학습만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또 랜덤하우스중앙은 귀여니 소설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단행본들을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특히 조영남의『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쓴 친일선언』은 국내시장보다 일본시장에서 5배가량 더 많이 판매가 되었다.

 

한류열풍의 한계와 미진한 정부지원 

  이처럼 출판계가 한류열풍에 따른 후광효과를 보고 있긴 하지만, 한류와 무관한 영역에서는 그다지 상황변화가 없다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최근 해외로 수출된 대부분의 책들이 드라마와 영화를 소설화한 작품이거나 인터넷 로맨스 소설이기 때문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진입하기 쉬운 아동물에만 너무 집중된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준비과정은 한국의 출판물이 전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서 가야할 길이 아직도 멀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해주었다. 예산부족(정부 지원금 120억원, 민간지원금 31억원)문제부터 번역서 부족문제까지, 세계 10위의 출판대국이면서도 동시에 최대의 수입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던 한국출판계의 치부가 낱낱이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도서전에서 선보일 ‘한국의 책 100권’ 중 20권은 외국 출판사를 정하지 못했다. 출판이 확정된 외국 출판사 명단에서도 유명출판사의 이름은 찾아보기 힘들다. 외국 출판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어느 출판사에서 출간됐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또 출판된 책은 마케팅과 홍보활동 등의 사후관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경험 많은 출판사와의 계약이 필요하다.

  이번 도서전은 우리문학과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 인지 우려된다.

 

정책적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의 필요성 

  그럼 ‘출판 한류’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정책적 뒷받침이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출판 산업의 해외진출에 대한 지원금액을 늘려서 번역출판을 활성화시키고, 전문인력 양성기관도 확장해야 한다. 정부에서 번역과 출판을 지원해주는 도서 역시 그 동안은 한국문화를 알린다는 차원에서 순수문학에만 너무 집중됐었는데, 이제는 시장 경쟁력이 높은 도서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질과 양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각 나라의 출판시장에 대해서 미리 조사하고 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각 나라 출판업의 특징과 구조에 대한 이해, 시장규모와 메이저 출판사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 출판물의 소비현황 및 시장에 대한 전망을 해야 한다. 중국의 출판시장의 경우 발전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출판과정의 체계나 거래조건, 출판 후의 관리 면에 있어서 일본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일본으로 진출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으로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현재는 드라마소설과 영화소설 위주로 진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폭넓은 컨텐츠 발굴과 개발을 통해 다양한 시장공략이 이뤄져야 한다. 한때의 열풍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보다 생명력이 긴 작품을 소개하는 작업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런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출판시장의 활성화다. 국내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해외시장도 열리지 않기 때문에, 수출만을 위한 특별한 전략이 있기 전에 국내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

 

  출판 시장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출판 한류가 영원히 지속되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의 출판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만은 명백한 사실이다. 한국 출판물이 세계의 출판시장으로 성공적인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컨텐츠의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함은 물론, 세계 출판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줄 알아야 한다.

 또한 출판물의 수출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한국의 독서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그 노력의 결과물이 만들어낸 한국의 우수한 독서문화를 전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꾸준히 이루어진다면,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출판계의 불황의 극복은 물론이고, 세계무대에서의 출판 한류까지 가능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출판한류를 위해선 다각적인 지원책 필요"

대만,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전역에 불고 있는 ‘장금이 열풍’으로 인해서, 소설 『대장금』이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는 등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드라마 <대장금>열풍을 출판으로까지 성공적으로 이끈 출판사 은행나무의 해외출판부 담당자인 이진희 편집부장을 은행나무 집무실에서 만났다.

 

 소설 『대장금』은 현재 어느 나라에 판권을 수출했는가?

“2003년도 11월에 대만에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하여 2004년도에는 중국, 일본에도 수출을 했다.”

 

 대만에서는 드라마 대장금이 세 번째 재방송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고, 중국과 일본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현재 방영중인 것으로 아는데, 책은 어느 나라에서 가장 많이 판매 되었는가?

 “대만과 홍콩에서는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는 등 많은 판매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우 책은 5월에 출간되었고 드라마는 9월부터 방영되었는데,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요즘 한국의 유아?아동분야의 서적들이 대만 등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동화나 만화 대장금도 많이 판매되고 있는가?

 “만화 대장금은 품절이 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래도 소설이 가장 많이 판매되었고, 그 다음이 만화, 동화 순서다.”

 

 수출 계약을 할 때 어느 쪽에서 적극적인가?

 “우리 쪽에서 굳이 나서지 않아도 그쪽의 여러 출판사에서 적극적으로 연락을 해온다. 출판사에 직접 연락을 하는 경우도 있고, 에이전시를 통해서 연락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출판사를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되는데, 결국은 믿을 수 있는 큰 출판사를 선택한다.”

 

요즘 아동출판사나 장르출판사에서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은행나무도 국외시장으로 더 신경을 쓰고 있는가?

 “우리도 해외진출을 위해서 꾸준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해외진출에만 주력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인정을 받고 성공을 해야 해외에서도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소설 대장금의 경우 국내에서도 30만부가 판매되었다.”

 

 출판물 수출을 할 때 정부에서는 어떤 지원을 해주고 있는가?

 “정부에서 지원받은 건 없다. 국가에서 번역비 등을 지원해준다고 하지만, 지원 받는 서적은 극히 일부일 뿐이다. 국가 예산을 늘려서 좀더 다양한 서적에 지원을 해주길 바라고, 도서 선정에 있어서도 투명성이 확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해외진출을 성공한 출판사로써 ‘출판한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출판의 해외진출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나라에서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고, 발전가능성도 높다. 그런데 ‘출판한류’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양적인 발전과 질적인 발전이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국내시장에서 성공을 해야 해외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당장의 결과물을 바라는 큰 기대를 버리고 멀리 보면서 차분하게 준비한다면 분명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독서신문 1390호 [2005.10.16]                                   송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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