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따라 떠나는 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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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포 사람들
일출을 만나기 위해서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청사포에 갔다. 어둠이 가시기 전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비옷과 흡사한 작업복을 입고 있었고 모닥불로 몸을 덥힌 후에 그들은 배를 타고 어둠속으로 사라져갔다. 어디로 갔을까? 한참 생각하다가 그들의 자취를 찾아보았다.
아직도 어둠이 살아있는 바다. 그 곳에서 그들은 그들의 삶을 일구고 있었다. 그들의 배가 멈춰 선 곳은 바로 미역 양식장이었고 그들은 바다에서 미역을 채취하고 있었다. 방파제로 올라가 그들의 모습을 담아보았다. 삶의 향기가 가득한 바다. 차가운 바람이 온몸을 내리친다. 잠시 눈을 감고 그 바람을 보내고 다시 눈을 떴다. 미역채취를 나갔던 배 한척이 들어온다. 배의 한 쪽에는 수확한 미역을 쌓아놓았고 어부들은 다른 쪽에 앉아 아침을 밀어내고 있었다.
해가 떠오른다. 구름 때문에 바다에서 올라오는 해는 못 보았지만 구름을 벗어나서 떠오르는 태양은 가슴 가득히 자연의 숭고함을 담아준다. 마침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어부들이 탄 배가 황금빛 바다를 헤치면서 포구로 들어온다. 그들은 희망을 캐서 싣고왔다. 힘찬 그들의 목소리가 아침을 깨운다.
포구에서 그들은 미역을 자루에 나눠담는다. 저 미역은 우리들의 식탁에 오를 준비를 할 것이다. 바다를 가득 담은 미역에 초고추장 찍어서 먹으면 절로 입맛이 살아나리라. 아침식사를 할 때 바다냄새를 가득 품은 청사포 미역을 먹으니 입맛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청사포 앞바다에는 총 20여 개의 어장이 수놓고 있는데 매년 11월부터 4월까지 제철이라고 한다.
/ 이병헌 임성중 교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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