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짜 나일까
나는 진짜 나일까
  • 황정은
  • 승인 2009.03.03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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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의 성숙으로 이어지는 내면의 아픔
최유정의 『나는 진짜 나일까』
▲     © 독서신문
최근 한 보도에 의하면 현 우리 사회 청소년 중 1.2%가 성인이 돼서 사이코 패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게다가 성인이 되면 사실상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하니 이런 현실이 얼마나 암담한지 모른다.

공격성, 파괴적 행동, 반복적인 거짓말, 타인 권리에 대한 침해 등을 기준으로 조사된 이번 평가는 청소년들의 잠재된 폭력성을 상기시켰다.

『나는 진짜 나일까』는 소위 문제아로 불리는 건주와 6학년 1학기 말에 전학 온 시우가 우정을 만드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진심을 다루고 있다.

건주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폭력과 거친 언어로 길러진 아이로 그의 아버지도 할아버지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끝없는 폭력을 받아온 상처의 산물이다. 반 아이들은 폭력적인 건주를 따돌리며 선생님들은 건주를 골칫거리로 치부한다. 세상에 많은 반감을 갖고 있지만 어디에도 표현할 곳이 없는 건주는 집안에서는 억압된 분위기와 아버지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어머니의 나약한 모습을 보며 더욱 괴로워한다.

문제아로 그려지는 건주와 이를 지켜보는 시우, 왕따와 부정한 선거운동, 교사의 편견과 학생 상담에 대한 오해는 현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이 처한 문제를 폭로하고 마음 둘 데 없는 청소년들의 심정을 대변한다. 흡사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상기시킨다.

반장이자 교활한 권력자로 대변되는 ‘은찬’과, 사회의 약자로 살면서 설움과 억울함을 폭력으로 드러내는 ‘건주’, 얌전하고 조용하며 잘못된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시우’, 그리고 이 아이들의 부모님은 은찬, 건주, 시우와 같은 모습은 아닐지라도 아이들이 왜 그런 모습으로 성장했는지를 반영한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비슷한 분위기를 보일지라도 시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이데올로기적 냄새는 풍기지 않고 청소년 문제에 대해 ‘미술치료’라는 현대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특히 미술치료를 통해 건주 내면에 존재하는 아픔과 상처가 하나하나 치유되는 과정은 마치 보는 이로 하여금 심리치료를 받는 기분이 들게 한다.

우리 청소년들은 이전의 청소년들과는 달리 이미 세상을 많이 알고 있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 것이라 믿고, ‘미(美)’는 모든 가치의 절대기준이라고 생각하며, 약육강식의 법칙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문제는 그들이 내면적인 성숙을 경험하기 전에 이 모든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진짜 나일까’. 저자는 왜 이런 물음을 독자에게 던지는 것일까. “우린 늘 쉽게 사용하는 것들에만 익숙해져 있지. 그래서 자주 꺼내 쓰지 않는, 평상시 사용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아. 잘 쓰지 않는 왼손처럼 네 안에도 분명히 잘 쓰지 않아 무뎌진 감정들이 있을거야”

우리 내면에는 우리도 모르는 강하고 긍정적인 감정들이 있고 그것이 바로 진짜 ‘당신’임을 건주를 통해 저자는 말하고 있다. 
 
/ 양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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