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따라 떠나는 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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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정자해변에서 동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자동차로 20분 정도 올라가니 감포 대왕암이 눈에 들어온다.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듯한 바위. 바로 이곳이 사적 제 158호인 대왕암이다.
삼국통일을 이룬 문무왕은 자신이 죽어서도 통일 후 불안정안 국가의 안위를 위해 나라를 지킬 뜻을 가졌고, 그 뜻을 지의법사에게 유언으로 남겼다. 즉 자신의 시신을 화장하여 유골을 동해에 묻으면, 용이 되어 국가를 평안하게 지키겠다는 말이었다. 이에 따라 유해를 육지에서 화장하여 동해의 대왕암 일대에 뿌리고 대석(大石)에 장례를 치렀다. 백성들은 왕의 유언을 믿어 그 대석을 대왕암이라 불렀다.
대왕암은 해변에서 불과 200여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았는데 큰 바위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고, 중앙에 약간의 넓은 공간이 있다. 중앙의 대왕암 주변을 화강암으로 된 큰 바위가 둘러싸고 있는데, 네 방향으로 물길이 나 있어 주변 바위는 네 부분으로 구분되어 있다. 자연적으로 물길이 나 있는 상태이나 약간의 인공을 가하여 튀어나온 부분을 떼어내어 물길이 난 가운데 공간을 약간 가다듬은 흔적이 발견된다고 한다.
해변은 언제 가도 갈매기가 많이 있다.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던져주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가족단위나 연인끼리 와서 겨울바다를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다. 이곳에서 무속인들이 굿을 하는 모습도 가끔 볼 수 있으니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해변에는 오징어를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채로운 모습이고, 주변의 횟집에서는 자연산 회를 제공해주어 먹거리 또한 우리들의 여행에 또 다른 즐거움을 전해준다. 겨울이 깊어갈 수록 더 아름다운 대왕암을 만나러 감포로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 이병헌 임성중 교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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