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가지 테마로 펼쳐지는 사랑의 모습
미우라 시온의 『그대는 폴라리스』
미우라 시온의 『그대는 폴라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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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사랑받고 싶은 욕구는 중간에 있다. 이것은 건강한 자아실현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랑의 공급이 필요하지만 생활의 안정이 기반 되지 않으면 누군가에게 건강한 사랑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 아동들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자주 나타나는 ‘이상행동장애’의 원인으로 종종 ‘애정 결핍’이 지목되곤 한다.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헤 자라게 되면 결국은 애정결핍 상태가 왜곡된 사랑의 형태로 분출된다는 현대 심리 이론은 결국 열심히 사랑하고 건강하게 사랑받자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인간의 영원한 화두로 자리 잡고 있는 ‘사랑’에는 수많은 형태가 존재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남녀 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에 더해 신앙, 동성애도 들 수 있다.
이 책은 나오키 상을 수상하며 ‘요시모토 바나나 이후 가장 참신한 작가’라는 평을 받는 미우라 시온의 신작으로 데뷔 초기부터 각종 지면에 발표한 ‘연애소설’들을 모은 것이다.
저자는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11가지의 러브테마를 엮어 집필하면서 금기시 되는 근친상간, 『폭풍의 언덕』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죽은 사람에 대한 산 자의 사랑, 삼각관계 등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사랑의 모습을 주로 담았기에 보편적인 연애소설로 생각하고 읽는 독자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
작가가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은 애절하고 마음이 아리다기 보다는 냉소적이고 담담하다. 이처럼 냉담한 작가의 문체와 결론을 상상하게 하는 여운은 독자들로 하여금 책속에 등장하는 ‘마음이 공허한’ 인물들에게 더욱 연민을 갖게 하지만 지나친 ‘행간의 여운’으로 인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기에는 부족해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독자 자신이 생각하기에 인생에 대해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자기만의 ‘아우라’가 있다면 오히려 이 책이 제공하는 행간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작가는 “사랑은 이렇다, 혹은 저렇다”식으로 일일이 설명하기 보다는 인생과 사랑에 대해 같이 논할 수 있는 대상과 함께 즐기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한 듯 보인다. 여운의 장을 활짝 열어놓고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과 결론은 당신이 살아온 인생에 맞춰 당신이 마무리 지어라”라고 말하는 것 같은 이 작품은 마치 ‘자유로운 영혼’을 타깃으로 한 것 같으면서도 모두를 위해 쓰여진 것 같다.
이 책을 접하며 느끼는 감동은 당신이 체험한 인생의 깊이와 비례하지 않을까 싶다.
/ 황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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