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vs영화 - 『브로크백 마운틴』
소설vs영화 - 『브로크백 마운틴』
  • 독서신문
  • 승인 2009.02.0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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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을 뛰어넘은 가슴아픈 러브스토리
 
▲ <브로크백 마운틴> 영화 포스터(왼쪽), 『브로크백 마운틴』소설 표지(오른쪽)     ©독서신문
 
퓰리쳐 상 수상 작가 ‘애니 프루’의 소설로
원작을 뛰어넘는 섬세한 영화를 만들어내

“한국에서 동성애 영화는 흥행할 수 없다”는 법칙을 깨고 최근 조인성, 주진모 주연의 <쌍화점>이 전국 400만 돌파라는 기염을 토해냈다.

<쌍화점>의 성공은 동성애를 금기시하던 한국 사회가 동성애를 조금은 부드러운 시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증거로 보여진다.

 <왕의 남자>, <쌍화점>, <엔티크> 등 동성애 코드 영화들이 뜨면서 다시한번 주목 받는 영화가 있다. 최근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책이 소개되기도 한 『브로크백 마운틴』이다.

이 작품은 퓰리쳐 상 수상 작가인 애니 프로의 소설집 『브로크백 마운틴』를 원작으로 <와호장룡>의 이안 감독이 영화화했다.
 
▲     © 독서신문

이 작품에서 그는 미국 서북부 록키 산맥의 눈부신 만년설로 뒤덮인 봉우리들과 수천 마리의 양떼가 노니는 푸른 초원의 탁월한 묘사를 통하여 관객의 가슴을 탁 트이게 만드는 대자연의 장관을 빚어낸다.

브로크백의 양떼 방목장에서 여름 한 철 함께 일하게 된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청년 ‘에니스’와 ‘잭’ 사이에 어떻게 우정이 싹트고 그것이 어떻게 우정 이상의 감정으로 발전해가는지, 그것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얼마나 뒤늦게 깨닫게 되는지, 그러면서도 두 사람이 그 낯선 감정을 20년 동안 얼마나 소중하게 간직하는지... 감독은 이 모든 인간 감정의 흐름과 인간 관계의 미묘함을 너무나 세심하게 그려내면서 우리에게 가슴이 먹먹해지도록 뭉클한 감동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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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브로크백 마운틴』은 겨우 서른 페이지 남짓한 단편이다. 장편의 영화로 만들었다면 분명 다른 이야기로 살을 많이 붙였을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영화에는 원작에 없는 곁가지가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수많은 페이지로 늘려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들을 애니 프루가 단 한 단어로 함축해 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단어라도 놓치면 전체의 이야기가 흔들릴 정도다. 영화의 각색자와 감독은 이러한 애니 프루의 문장을 영화 문법에 맞추어 정확히 표현해냈고,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라 하겠다.

영화와 소설은 서로 닮았으면서도 아주 다른 차이점을 갖는다.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풍경’에 대한 표현이다. 서정적으로 표현된 영화 속 풍경과 달리 소설 속의 풍경은 가혹한 인간 조건으로, 주인공 심리에 대한 은유로, 사건에 대한 복선으로 더욱 밀도 있게 묘사된다.

한 예로 산을 내려오던 날의 폭풍우와 진눈깨비는 본인들도 인정하지 않지만 무의식 속에 깊이 새겨진 참담한 심리를 표현하며, ‘나부끼는 흰 시트처럼’ 하늘을 가르던 번개는 잭과의 관계를 알아챈 ‘알마’의 충격과 복잡한 심경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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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중에서 실망스런 작품들이 많다. 소설을 읽는 독자들의 상상력을 이미지화 하기에는 제작여건이 여의치 않아서일 수도 있고, 장편 소설을 120분 남짓의 짧은 시간안에 모두 표현하기에 영화 장치가 미흡해서이기도 하다.

다행히 <브로크백 마운틴>은 애니 프루 최고의 소설집을 가장 원작에 가깝게 소화해냈으며 소설 속 작가의 생각과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잘 표현해내고 있다.

소설보다 더 큰 반향을 몰고왔던 이 작품은 동성애라는 자극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성 있는 영화로 우리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양미영 기자> myyang@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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