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현 목사     ©독서신문

참여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이들도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점 가운데 투명화가 있다. 공직사회가 비리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졌고, 정치자금도 투명화되었으며, 기업의 비자금 조성도 현저히 감소하였으며 접대비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졌다는 평가를 한다. 이는 시대적 요청이기도 했고 참여정부의 성공적 노력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좋은 전통을 만들어 가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가능케 하는 노력이 이어져야 일정 시점이 되었을 때 바람직한 전통으로 굳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투명화의 전통이 생길 것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미 투명하지 않은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알려진 일들만 해도 투명화에 대한 기대를 접게하는 일이 다수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접대비 실명제가 있다. 2004년에 도입된 접대비 실명제는 기업이 50만원 이상의 접대비를 지출할 경우에는 상대방 등을 명시한 증빙서류를 작성해야 비용처리를 해주는 제도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던 당시 위스키 매출이 격감하고 룸살롱 매출도 크게 줄어드는 등 향락, 접대 문화의 거품을 빼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사회의 투명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나를 난감하게 한다. 이유도 걸작이다. 경기부양의 필요 때문이란다. 경기침체로 위축된 소비를 살리겠다는 말이지만 이것은 여러 가지 손해를 초래하는 방안일 뿐이다.

이 사회에 투명화 전통을 세워가는 데 분명한 방해물이 될 것이고 불법 음성적인 접대의 발현을 초래한다. 정정당당한 방식이 아닌 편법거래의 관행이 다시 불붙듯 일어난다면 이는 한국사회를 후진적으로 몰고가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정말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원한다면 정말 기업하기 좋은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더 확실한 방법이다.

 
/ 김성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