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지성인가? 이상주의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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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관계의 경우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관련,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 김종훈 외교통상교섭본부장이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문제부터 감세논쟁에 이르기까지 늘 뉴스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올 한해 내내 화제가 된 인물이다. 새 정부 출범 직후인 3월에는 ‘코드인사’ 발언을 통해 공공기관장 물갈이의 선봉에 서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고 ‘국감장 막말’파문까지 그는 항상 뉴스의 초점이 됐다. 하지만 그가 뉴스의 초점이 된 것은 현장예술인으로는 3번째, 탤런트 출신으로는 첫 문화부 장관이 됐다는 점과, ‘드라마 ’전원일기‘의 막내아들이 장관이 된 이야기가 세간에 화젯거리였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이전부터 이 대통령과 끈끈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그는 직장인 성공신화를 다룬 드라마 ‘야망의 세월’에서 주인공을 맡아 이명박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친해져 인연을 쌓아왔다. 이런 인연으로 이 대통령이 서울시작으로 재직하던 2004년 서울문화재단의 첫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이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에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선거후보 문화예술정책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을 담당하여 그의 당선을 도왔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것은 그의 이러한 전력 때문이다.
그의 업무추진 스타일을 보면 불도저처럼 저돌적이다. 지난해 그의 행보를 볼 때 확신과 신념이 들면 주위의 비판도 아랑곳없이 밀어붙였다. 그동안 방송과 드라마를 통해 비춰졌던 유 장관의 유한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그만큼 큰 파문을 일으킨 원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저돌성은 이 대통령과 업무추진 스타일과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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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러한 스타일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것은 아무래도 유 장관의 인생의 모토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유 장관의 모토는 세르반테스가 풍자소설 ‘돈키호테’를 통해 남긴 명언에서 잘 드러난다.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벽을 잡자.”
풍차를 보고 무조건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무모함. 하지만 돈키호테의 투지와 야망, 용기와 도전의식, 꿈과 희망. 그것이 바로 유 장관에게 심어진 모토인 것이다. 돈키호테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불의라고 판단하면 주저하지 않고 그의 말 로시난테에 올라타서 외친다.
“자 정의를 위한 내 칼을 받아라.”
맹목적인 이상주의자나 자기합리자로 비춰질 수 있지만 돈키호테는 행동하는 지성인이다. 뿐만 아니라 순수하다. 정의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으며 그러함 속에서 자신의 나아갈 길을 정하고 행동할 뿐이다.
돈키호테의 저돌성과 순수함. 하지만 그 저돌성과 순수함속에 상대에 대한 아량과 포용력까지 갖춘다면 돈키호테가 추구하는 이상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더욱 크지 않을까?
/ 김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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