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스트 작가 형경숙
휴머니스트 작가 형경숙
  • 방두철 기자
  • 승인 200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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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고 살기도 힘든데, 공부는 아들만 시켜야지. 여자가 공부해서 뭐하게…” 한국의 50, 60대 여성이라면 어릴 적 한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이야기다. 물론 어려운 보릿고개 시절을 겪어야만 했고 철저한 유교사상이 자리 잡고 있던 그 시절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 시절 여성들의 깨진 소망은 과연 누구에게 보상받아야 하는가? 


 아픈 과거의 ‘한풀이’로 늦은 나이를 무릅쓰고 펜을 잡은 작가 형경숙. “전 공부가 하고 싶었는데 어려운 형편과 여성이라는 이유로 학업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았어요.”

 선생님의 도움으로 초등학교를 2년 만에 간신히 졸업했고, 야간 고등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이유로 여군 하사관을 지원했던 그녀가 이제는 당당한 ‘글쟁이’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 2005년 9월, 창작집『아름다운 선택』으로 다시 한번 꿈을 펼친 그녀를 서울 서초동 한 출판사에서 만났다.
 늦은 나이에 작가가 된 계기는?
 “우연히 읽게 된 신문기사가 제 인생을 바꿨어요. 한 버스기사가 문단에 등단했다는 뉴스를 읽고 ‘바로 저거야’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깊숙이 박혔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제가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어린시절 공부를 못한 것에 대한 한풀이에요.”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반겨주지는 않았어요. 다만 펜과 종이만 있으면 되는 직업이라 방해하지도 않았지요. 전 늦게 시작한다는 것은 언제나 반대급부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족들의 반응에는 크게 개의치 않았어요.”
 이번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고, 평소 추구하는 작품세계는 어떤 것인가?
 “전 정신적인 면을 강조합니다. 다시 말해 물질만능주의가 아닌 인간애의 회복을 말하지요. 불의를 봐도 요동하지 않고 돈에 가치에 대해 맹목적인 인간성 상실의 시대가 올까봐 두려워요.
 세상의 값진 행복과 참된 인생의 재미는 돈이 많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사람냄새 나는 생각을 할줄 알고 타인을 배려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을 때 진정으로 행복하지 않을까요?”
 작가로서 가장 힘들 때…
 “글 쓸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을 때 힘들죠. 경제적인 면인데 우리나라는 작가들에게 별 관심이 없어 보여요. 정부도 예술 쪽 지원은 꽤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문학 쪽에는 걸음마 수준이거든요.”

  『아름다운 선택』에 첫 장에 나오는 ‘작가의 말’에 보면 두 스승한테 작품을 바친다고 적혀있는데 어떤 분을 지칭하는 것인가?
 “한 분은 내가 공부를 할 수 있게 도와주신 소춘섭 선생님(진양 초등학교 시절)이시고 한 분은 소설에 대해 문외한이 나에게 ‘소설이 무엇인지’에 대해 가르쳐 주신 오인문 선생님이시다. 두 분은 내 평생의 은인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계속해서 인간애를 다루는 작품을 만들어야지요. 차기작으로는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 중이에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책을 읽는 것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보다 더 필요한 것이지요. 또한 더 깊이 있고 더 재미나지요. 아직 독서에 재미를 모르시는 분들은 꼭 한번 책 읽는 재미에 빠져 보시길 바랍니다.”                  
 
 독서신문 1390호 [200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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