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그리고 문학인
문학, 그리고 문학인
  • 이병헌
  • 승인 2008.12.1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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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헌     ©독서신문
요즘 많은 사람들이 신춘문예나 문예지를 통해서 등단의 절차를 거쳐 문단에 나간다. 요즘 이런 저런 방법으로 작가나 시인 지망생들이 문을 두드리고 또 그리 어렵지 않게 문단에 나갈 수 있다.

처음에 글을 쓰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좋은 글 쓰는 것이다. 처음에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나는 글을 쓰는 것 그 자체가 좋았다. 글 속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까지 느껴졌다. 그리고 순백한 마음으로 원고지를 메워갔고 그러면서 즐거움을 얻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그저 글만 쓰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고 모든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등단이라는 절차도 오랫동안 밟지 않았고 혼자 글을 쓰면서 혼자 나누자는 생각을 했다.

문학은 사랑이어야한다. 문학은 순수한 결정체가 되어야한다. 문학을 권력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해선은 안 된다.

어떤 문인은 문학의 순수성에 대해서 말하면 내가 꿈을 꾸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문학계에서 이뤄지는 일에 대해서 말을 하면서 문학도 권력이 있은 뒤에 가능하다는 이상한 얘기를 한다.

아무리 아니라고 말을 해도 그 사람은 인맥에 의해서 결정되는 일들이 있다고 말한다. 각종 문학상도 엄정한 심사기준이 있지만 최종적인 결정은 인맥에 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상을 주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준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럴리 없다는 말을 했지만 그 말을 하는 나를 바보 취급을 한다.

문학상을 주어지기 전에 먼저 흥정에 들어가고 받은 후에는 참석자들의 식비를 부담해야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권위를 자랑하는 신춘문예나 공모까지 그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순수한 마음으로 글을 써야한다는 나의 생각에 아픔을 가져온 것은 글을 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서 였다.

한 문학모임에 가입을 한 후 회장 선거를 하는데 몇 문인들이 글을 쓰는 순수함은 어디로 갔는지 찾아볼 수 없었고 감투에 눈이 멀어 서로에게 흠집을 내는 행동을 별 일이 아닌 것처럼 하는 것을 보면서 실망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런 행동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한 동안 그 모임에 잘 나가지 않았다. 언젠가 문학과 관련이 없는 모임에 참석했다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사람이 글쟁이들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글로 쓰는 내용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놀라면서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문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시각 속에 문인들의 위치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보았다. 나는 그 말을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았다. 얼마 되지 않는 문인들의 행동이 그렇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문학단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

물론 그것이 문학단체에서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떤 모임이든지 한 사람을 구심점으로 해서 권력을 나누고 또 그것을 위해서 모여드는 경우가 많이 있다.

요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들을 밟고 일어서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로 이것이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줄을 서는 사람들은 중심에 있는 사람의 눈치를 본다. 자신의 의견은 그 사람의 생각에 묻히게 되고 그 사람의 하수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 우리의 현실의 단면이라는 생각을 한다. 많은 일들이 한 사람의 결정에 의해서 이뤄지고 그런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면 많은 위험을 가질 수 있다.

순수해지자. 우리들은 첫 사랑의 기억을 되찾아야한다. 문학을 하는 것이 문학인들이 이합집단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자신들의 이익을 쫓아 뭉치고 흩어지는 정치인들이 되어서는 안 된다. 순수한 문학정신을 되살려 이 시대의 양심을 실천하는 그런 문학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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