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없이 자란 세 자매, 그 애환과 감동
프랑스 배우 ‘실비 테스튀’의 자전적 소설
프랑스 배우 ‘실비 테스튀’의 자전적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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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배우로써의 재능을 발휘하는 실비 테스튀가 또 다른 분야에 눈을 돌렸다. 그녀는 『오늘밤엔 별이 많지 않네요』로 첫 번째 소설을 발표하고, 이어 『하늘이 너를 도우리』를 발표하며 테스튀는 그녀의 역량이 스크린에서 뿐만이 아닌 펜 위에서도 발휘 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녀는 이번에 『마이 디어 걸』이라는 이름으로 세 번째 작품을 발표하며 프랑스에 거주하는 이탈리아 이민가족 세 자매와 아빠 없이 딸들을 키워나가는 싱글맘 엄마의 좌충우돌 일상을 담았다.
그녀는 소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이 작품은 픽션이다”라고 거듭 강조한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는 독자들은 이 소설이 그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개성 만점 세 자매 코린, 시빌, 조르제트는 엄마와 함께 살며 아빠라는 존재를 모르고 살아간다. 엄마나 이모는 세자매에게[ 아빠를 지칭하는 ‘그 사람’의 존재에 대해 철저히 배격하도록 가르쳤다.
여느 자매들처럼 사고치며 성장해나가는 세 자매. 그러던 어느 날 세 자매는 엄마 방에서 ‘그 사람’의 사진을 손에 넣게 된다. 하늘 아래 없는 사람인 줄 알았던 ‘그 사람’의 실존을 확인한 이들은 아빠라는 존재에 대한 복잡하고도 미묘한 감정이 싹트고,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세월이 흘러 시빌은 파리지엔으로, 그리고 tv 토크쇼에도 출연하는 유명 작가로 살고 있다. 그런데 고향 리옹에서의 독자와의 만남에서 시빌은 우연히 ‘그 사람’과 만나게 된다. 그의 출현은 시빌과 자매들의 삶을 흔들어 놓고 이는 독자들에게 무한한 감동을 안긴다.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를 따라가며 구경하는 재미와 더불어 이탈리아계 가족의 일상 속에서 우리나라 가족 관계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음 같지 않게 까칠하게 굴며 애증을 쌓는 모녀관계도 그렇고, 친척끼리 모여 놀기 좋아하고, 내 핏줄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가족애는 한국과 꼭 닮아 있어 더욱 친숙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 마이 디어 걸
실비 테스튀 지음 / 정혜승 옮김 / 문학동네 펴냄 / 383쪽 / 10,000원
/ 권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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