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있는 사회
품위있는 사회
  • 김성현
  • 승인 2008.11.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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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현 목사     ©독서신문
최근에 읽은 책이 동녘에서 나온 『품위있는 사회』이다. 그야말로 신간인 따끈따끈한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가 품위있는 사회인가에 대한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은 “문명화된 사회가 구성원들이 서로 모욕하지 않는 사회라면, 품위있는 사회는 제도가 사람들을 모욕하지 않는 사회다.”라는 것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에 비추어 보면 우리 사회는 문명화된 사회도 아니고 품위있는 사회도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슬픈 일이다.

‘문화’ 전반에 대한 정책을 관할하는 주무부처 장관이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상소리를 늘어놓아도 그다지 크게 문제삼지 않거나, 문제를 삼은 이들이 있어도 임명권자는 그다지 신경을 안쓰는 것으로 보인다.

국정감사장에서 국민을 대리해 일하는 국회의원들 앞에서,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일하는 기자들을 향해 아주 심한 상소리를 하는 것으로 국민을 모욕해도 문제되지 않는 나라라면 확실히 문명화된 사회는 아니다.

법은 또 어떤가. 제도가 사람을 모욕하지 않아야 품위있는 사회가 아닌가. 우리의 공무원법 63조는 품위유지를 의무로 꼽고 있다. 청렴, 친절과 공정, 비밀 유지, 복종, 성실과 함께 6대 의무로 꼽고 있는 것이다.

법이 있으나 그것을 지키지 않아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 경우 사문화되었다고 말하는데 공무원에게서 품위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면 공무원법도 이미 사문화된 것이 아닌가. 공무원법이 국민을 모욕하고자 만들어진 법은 아닐진대 현실은 모욕하는 것으로 느껴지니 이 일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가만히 따져보면 공무원법이 사문화된건 아닌 듯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김아무개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성실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임했으니 말이다. 결국 공무원법을 필요에 따라 적용하고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니 품위없는 사회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도대체 품위는 어디다 쓰려고 그렇게 구석에 처박아두고 있는 것인지 원….

내가 사는 한 소도시의 시장이 부정비리 의혹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시금고 선정과정의 매끄럽지 못함이 발단이었지만 이 일은 점점 커져서 돈을 받은 의혹으로 확대됐고, 이제는 다른 여러 가지 사안까지 의심받고 있는 형국이다. 곧 포토라인을 넘어서는 날이 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난 아직도 시장이 그리 나쁜 일을 할 사람이 아니길 기대하고 산다. 어찌됐거나 내가 사는 도시의 수장인데 그가 잘해야 우리 시와 시민이 좋을 것 아닌가. 하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 가는 형국이라 염려되고 안타깝다.

공복이라는 이들에게 청렴을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국민정서만이 아니라 법으로도 규정된 의무인 것을 안다면 공적업무를 보는 이들이 그렇게 부끄러운 일로 언론에 등장하지는 않아도 될 터인데 도대체 왜들 그리 비리와 연관된 이들이 많은지 참 걱정이다. 품위없는 사회에 문명화된 사회도 아닌 세상을 사는 국민들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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