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창조와 인류의 근원에 대한 담론
정신이 지배해 온 우주의 본질을 이야기하다
정신이 지배해 온 우주의 본질을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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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 4명 또한 개인의 이야기 속에 있는 또 하나의 창세기를 만난다. 녹색 노트에서 발견한 새로운 세계창조론은 작가가 가진 사상을 담고 독자에게 전해진다.
절친한 친구 네 명 에드가, 앙드레, 프랑수아, 그리고 ‘나’는 예년과 같이 지중해의 섬으로 여름휴가를 떠난다. 정신분석의, 전직 장관, 수리물리학자, 소설가라는 나름대로 ‘지성’이라고 불리우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소설가인 에드가가 가지고 온 녹색 노트의 이야기를 읽기 시작한다.
‘시몬 라케뎀’이라고 하는 사람이 적은 수기가 적혀 있던 노트는 저자 자신을 마호메트와 같은 신의 사자(使者)이자, 천사라고 밝히고 있으며, 스스로 ‘하느님’을 만나 이를 확정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이들은 시몬 라케뎀의 이러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허풍쟁이, 정신이상자, 사기꾼이라는 등의 각자 의견을 내놓는다.
유네스코의 철학 인문과학 국제 심의회 사무총장과 회장, 철학 관련 잡지 《디오게네스》의 편집장, 일간 신문 〈르 피가로〉지 사장을 역임한 저자는 시몬 라케뎀을 통해 우주의 기원, 시간과 역사, 사유와 같은 큰 주제를 말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 고대 그리스의 철학부터 현대의 빅뱅 이론까지 많은 사상과 이론을 섭렵하고, 호메로스부터 사르트르 등에 이르는 문학까지 모두 말한다.
과학적으로는 규명할 수 없는 것을 통해서 저자는 우주의 근원이 바로 ‘정신’에 있음을 보인다.
이는 철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장 도르메송이 결국 과학보다는 철학이 우위에 있음을 암암리에 나타내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정신을 통해서 과학이니 수의 발전이니 하는 것들이 탄생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세계창조담론을 진실이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규명되지 않은 진실에 대한 또 하나의 접근은 마냥 신선하다. 과연 이 책을 선택한 독자들은 어떠한 결론을 내릴 것인지가 매우 궁금해진다.
■ 세계창조
장 도르메송 지음 / 장진영 옮김 / 도서출판 솔 펴냄 / 248쪽 / 12,000원
/ 권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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